목회자 과잉공급 한국 교회 미래의 걸림돌!

2007. 11. 10. 22:56회원자료/2.회원게시판

목회자 과잉공급 한국 교회 미래의 걸림돌!

 

교단마다 목회자수급 조절 고심

 

[주간기독교신문]이지윤 (기사입력: 2007/10/08 1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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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리회관 앞 기도회 (사진출처 당당뉴스)

 

교인은 줄고 목회자는 계속 배출되고 있는 현실에서 한국 교회는 수년째 목회자 공급과잉의 몸살을 앓고 있다. 수도권 지역은 교역자 지망생이 넘쳐나는데 지방의 교회들은 부교역자를 찾지 못해 고심하는 현상도 벌어지고 있다. 이대로 가다가는 한국 교회의 미래가 불투명하다는 우려 가운데 각 교단들도 해법 찾기에 고심 중이다.

 

 

감리회 목회자선발고시 시행 예정

기독교대한감리회는 24일 열리는 입법총회에서 교역자수급문제를 다룰 예정이다. 관련 문제에 관한 구체적 방안이 총회에 상정되는 것은 감리회가 처음으로, 향후 다른 교단에도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인다. 감리회는 지난 2004년 ‘교역자 수급 대안은 있는가’라는 주제로 메도디스트 포럼을 여는 등 수년 동안 수급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해왔다. 이번에 상정할 입법개정안은 감리교 소속 신학대학 학생들과의 마찰 끝에 최종 결의되었다. 감리회 소속 3개 신학대학과 대학원 학생들은 광화문 감리회관 앞에서 장정개정안을 변경해 달라고 기도회를 열기도 했다. 장정개정위원회(장개위)는 학생대표의 입장을 청취한 후 교역자선발고시와 관련된 개정안을 최종 결의했다.

 

감리회는 감신대와 목원대, 협성대에서 매년 배출되는 목회자 후보생이 500명인데 임지가 실제 임지가 있어 목회를 하는 신학생은 200명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런 심각한 불균형을 해소하기 위해 장개위가 내놓은 개정안이 통과되면 목사 안수를 받기 위해 몇 가지 과정이 추가된다. 먼저 2008년 서리전도사가 되려면 ‘교역자선발고시’에 합격해야 한다. 선발고시는 각 연회에서 필요한 만큼 교역자를 선발할 수 있도록 했다. 이로써 교역자가 부족한 지역의 경쟁률이 낮아지면 지원 후보생들을 지방으로 돌릴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 때문이다.

 

합격한 이들은 ‘실천목회훈련과정’에 참여하여 16주의 과정을 이수해야 한다. 수료를 마치고 나면 수련목회자(전도사)가 되어 개체교회나 기관에서 4년을 지내고, 진급고시를 거쳐 목사안수를 받을 수 있다. 만약 ‘교역자선발고시’를 거치지 않고 목회훈련과정을 이수한 후 교회를 개척한다면 서리전도사로 파송받기 위해 12명의 입교인이 필요하다. 이 경우에는 개척 후 4년 뒤 진급고시를 거쳐 목사안수를 받을 수 있다.

 

또한 2008년 신학대학교 입학생부터 신학석사학위 3년 과정인 M.div 자격자에 한해 서리전도사로 파송키로 했다. 현재 학부에서 신학을 공부한 학생은 신대원에서 2년, 타 전공 학생은 3년을 공부하는 식이었는데 이를 통합하여 무조건 3년 과정이 된 것이다. 이에 학생들은 학부가 사라질 것이라는 우려를 표하고 있다.

개정안이 통과되면 수련전도사는 타 연회로의 이동이 금지된다. 진급과정 중 부득이하게 임지를 옮겨야 할 경우에는 해당 연회 내에서 1회에 한해 이동할 수 있도록 규정했다. 교역자수급을 연회별로 관리 유지하기 때문에 어쩔 수 없는 방침이라는 설명이다.

 

장개위측은 공청회를 열어 학생들의 의견을 수렴해 수정안을 내놓았지만 학생들은 교역자수급이라는 구조적 문제를 학생들이 떠안게 되었다는 반응이다. 교역자 공급과잉과 지역별 수급 불균형을 해소하기 위한 감리교단의 노력이 결실을 맺을 수 있을지는 오는 24일 열리는 총회에서 결정된다.

기장, 통합도 총회차원에서 고심 중

 

한국기독교장로회(기장)는 지난달 11일에 열린 92회 총회에서 교역자수급관련 헌의안(사업안건)을 비중 있게 다뤘다. 충북·경남·전남·익산·전북동노회 등 5개 지방노회가 각각 ‘지방교회 부교역자 수급대책 마련’에 관련한 헌의안을 제출했기 때문이다. 대전 지방 이하에 위치한 기장 측 교회들이 부교역자를 구하는 데 매우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문제제기와 이를 위한 대책마련이 주를 이뤘다.

기장교단의 교역자 배출 통로는 경기 오산에 위치한 한신대학교 한 곳뿐이다.

 

전국 중심 도시에 교단 소속 신학교를 두고 있는 타교단과의 경우와 대조적이다. 또한 2005년부터 공급과잉으로 치닫지 않도록 인턴십 과정이라는 제도적 완충장치를 마련해 상대적으로 공급과잉양상이 심각하지는 않다.

문제는 학교를 마친 예비교역자들이 서울/경기 지방만을 선호한다는 것. 기장총회 윤길수 총무는 “학교가 경기도에 위치하다보니 서울/경기지방에서 임지를 구하려고 하고 수도권 출신이 아닌 학생들도 출신지역에 내려가는 것을 꺼려한다.”고 설명했다. 사정이 이러하다보니 대전 이하의 지역은 몇 년째 부교역자 수급에 심각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실정이다.

 

이번 총회에서는 해결책 마련을 위한 특별위원회를구성했다. 특별위원회는 수급실정을 정확히 파악하고 대안을 연구해 빠른 시일 내에 구체적인 대책을 세운다는 방침이다. 노회들이 제시한 방안으로는 △지방에 한신대 신대원 분교 설치 △의무적으로 농어촌 및 지방교회에서 봉사하는 인턴십 과정 도입 △지방목회 경력이 있어야 목사안수를 받을 수 있게 한다는 내용 등이 있다. 윤 총무는 “총회에서 이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다면 교단의 미래를 장담할 수 없다는 데 동의했다. 가능한 빨리 관련 제도를 마련할 생각이다.”라고 밝혔다.

 

대한예수교장로회(통합) 또한 신학교정원 감축과 신학교 통합에 관한 문제로 고심 중이다. 통합 교단은 서울 장로회신학교를 비롯한 7개 신학교 모두에 신학대학원(M.Div) 과정이 있어 해마다 많은 수의 목회자후보생을 배출하고 있다. 지난 2006년 11월 ‘올바른 교단 총회 정착을 위한 공동 대책 위원회’가 주최한 공개좌담회에서 박상진(장신대·기독교교육) 교수는 “지난 10년간 통합교단의 교회 수와 교인 수는 각각 23%, 15%가 증가한 반면, 목사 수는 63%나 증가했다. 매년 973명의 목회자 후보생이 배출되는데 목회자 수요는 700명이다. 해마다 300명의 잉여목회자가 과잉배출되고 있고 졸업생의 절반도 안 되는 숫자만이 전도사로 임지를 찾아가고 있다.”라고 실정을 발표하기도 했다.

 

통합 총회는 신학교 통합에 관한 보고서가 들어왔지만 아직 총회에 상정할 단계가 아니라고 판단해 신학교육부에서 1년간 연구·검토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일부 노회에서 신학교 정원을 축소하고 정원 축소로 발생하는 경제적인 문제는 노회차원에서 보조하겠다는 의견을 내기도 했지만 구체적인 것은 한 해 동안 연구·검토 후에 결정 될 것”이라고 신학교육부 관계자는 전했다.

 

 

성공회, 교구와 협의 후 신대원 입학

목회자 수급문제가 심각해지자 가톨릭과 성공회의 수급방침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물론 매우 상이한 구조를 가지고 있지만 수준 높은 목회자를 양성하고 있다는 평을 듣는 가톨릭의 방식과 공동체성을 중요시하는 성공회의 예는 주목할 만하다.

 

대한성공회는 신대원 입학을 위해서 교구와의 협의과정을 거친다. 성직자와 평신도가 함께 신대원 지망생을 면접하고 면접인의 2/3가 찬성한 경우에만 지원이 가능하다. 지망생들은 2년의 준비기간을 거치며 교회 구성원들의 추천서를 받아야 한다.

엄격한 준비과정을 거쳐 입학을 하고, 공부를 마치게 되면 교역자 후보생들은 각 교회로 파송된다. 성공회는 청빙방식이 아니라 파송방식으로 교역자를 배출하는데 학교와 교구에서는 각 후보생들의 기호와 달란트를 충분히 고려하고, 학생들은 파송에 복종한다. 그렇다고 청빙제가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 교회의 다양한 활동을 위해 제도적인 문은 열려 있다.

성공회 서울 교구의 이한오 신부는 “교회가 어떤 곳이냐? 목회자의 정체성을 어디에 둘 것이냐?”는 근본적인 문제를 고민해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 신부는 개신교의 엉켜있는 목회자 수급문제에 관해 “목자의 권한과 권위문제, 행정치리 문제에까지 이를 수 있다.”며 우려했다.

 

박상진 교수는 “한국 교회의 계획없는 목회자 수급은 매우 무책임한 방침”이라고 꼬집은 뒤 “당사자들에게는 생애가 걸린 절박한 문제”라고 지적했다. 특히 “신학교가 재정확보를 위해 정원을 늘이거나 유지하는 것은 신학교육의 질을 떨어뜨릴 수밖에 없는 심각한 일”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목회의 다양화를 고려하여 분야별 필요를 계산해 목회자를 양성하는 것이 필요하다며 중대형 교단이 먼저 모범을 보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국 교회에서 목회자의 카리스마가 상당한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교회의 본질을 성찰하고 개교회 중심이 아닌 장기적인 안목으로 교단과 신학교, 소명을 받은 학생들의 커뮤니케이션이 잘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각 교단들의 고민과 해결책 강구노력이 의미있는 결과를 가져오길 기대한다.

 

이지윤 객원기자 dynamicduck@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