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선교의 요체 - 동역선교

2007. 6. 2. 23:49선교자료/2.중국선교자료

고착 상태에 빠진 중국 선교의 대안은 있다. 다만 한국 교회가 그 대안을 받아들일 것이냐가 문제일 뿐이다. 어느 교회가 중국 남부 지방에서 선교 센터를 준비하고 가정교회 사역자들을 육성하려고 하였다. 그러나 그 계획은 중단될 수밖에 없었다. 선교 센터는 공안 당국에 발각되었고 가정교회 사역자들은 체포되어 모진 고초를 당하고 일부는 순교하였다고 한다. 이 프로젝트를 시도했던 교회는 준비했던 선교비를 러시아 선교로 돌렸다. 선배되는 목사님이 필자에게 한국 교회가 주도하는 중국 선교를 할 길이 없느냐고 물으셨다. 필자는 한국 교회가 주도하여 중국 선교에서 성공할 수 있는 길은 없다고 말씀드렸다. 물론 한국 교회나 선교사가 주도하는 중국 선교의 영역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그런 일로 중국 선교의 거대한 물꼬를 틀 수는 없다.   

  한국 교회는 중국 선교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하기 원하고 선교사들에게도 그렇게 하기를 요구한다. 한국 교회나 선교사들이 주도할 수 있는 사역은 제한되어 있고, 중국 현지의 선교적 필요에 부응하기가 어렵다. 그러므로 현재 한국 교회가 중국 선교를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고, 선교사들도 중국 선교의 깊은 현장에 뛰어들지 못하고 변두리에서 머뭇거리고 있는 것이다.

  중국 선교사가 주도하는 직접 사역

  중국 선교사가 전도하는 일을 할 수 있다. 중국인들은 복음에 대한 수용성이 높기 때문에 전도의 열매를 풍성히 맺을 수 있다. 그러나 중국 선교사가 전도에 전념한다해도 얼마나 많은 중국인들을 주님께로 인도할 것인가? 선교사들의 전도 사역에 의해 복음화되는 정도는 1%에 불과하다는 것이 정설이다. 중국 선교사들이 전도하는 것이 필요한 일이기는 하지만 그것은 영관급 장교가 일등병이 되어서 소총사수로 전쟁에 임하는 것과 같이 비효율적인 일이다. 중국 선교사가 아무리 전도를 잘 해도 중국인들이 전도하는 것보다 잘 할 수 있겠는가?

  제자훈련을 할 수 있다. 그러나 제자훈련은 삶에서 주님을 따르는 제자를 만들기 보다 이론의 전달에 그쳐 공허해지기 쉽다. 설사 제자훈련을 잘 한다 해도 그 다음이 문제이다. 제자훈련 후에 그들의 영적인 필요를 제대로 공급하기가 어렵다.

  한국 교회에 매력적인 것은 교회 개척이다.  전도하여 제자훈련을 한 다음에 교회를 개척할 수도 있고, 기존 신자를 접촉하여 교회를 개척할 수도 있다. 물론 동북삼성에서 교회 개척을 하기가 쉬울 것이다. 조선족의 경우 조선족이 집단적으로 거주하고 있는 마을에는 거의 다 교회가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교회 개척은 확실한 전도요 하나님 나라를 확장하는 길이다. 중국외의 해외에서는 교회를 개척하는 사역을 힘써야 한다. 프로젝트 선교보다 교회 개척 사역이 선교에 효과적이다. 그러나 중국에서 교회 개척은 그리 효과적인 선교 사역이 되기 어렵다. 교회 개척보다 더 시급한 사역이 있기 때문이요, 중국에서는 교회 개척 사역이 적합하지가 않기 때문이다. 

  동북삼성 같은 경우 선교사들이나 한국 교회가 교회 육성을 주도할 수도 있다. 조선족 사역은 대부분 교회 육성 사역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교회 육성 사역도 "한국 선교사와 목사들이 조선족 교회에서 철수하는 것이 조선족 교회를 살리는 길"이라는 현지 교회 지도자들의 고언이 바람직하지 않음을 입증하고 있다.

  신학교 사역도 한국 교회에 매력적인 사역이다. 실제로 수많은 신학교들이 중국에서 은밀하게 진행되고 있다. 2-3회에 걸쳐 졸업생을 베출한 신학교도 있고, 7,8회 졸업생을 배출한 신학교도 있다. 이런 신학교 사역도 필요한 일이기는 하지만 너무나 부작용이 많고 중국 교회의 요청에 온전히 부응하기 어렵다. 물론 현지 삼자 교회와 가정 교회가 감당할 수 없는 영역에 한국 교회가 헌실 할 수 있는 사역이 있다.

  병원과 학교, 사회봉사, 구제, 지역개발같은 프로젴트 사역도 매력적이다. 프로젴트를 통해서 합법적으로 중국에 진출하며 은밀히, 또는 묵인하에 사역을 하기도 한다. 그러나 프로젝트 사역은 봉사는 되어도 선교라고 하기는 힘들다. 평신도 선교사들의 사역도 필요하고, 다양한 방면의 사역도 필요하다.

  이러한 사역도 필요하기는 하지만 중국 선교의 물꼬를 틀 수 없다는 한계가 있다. 중국 선교의 중심부에 들어가지 못하고 주변에서 맴돌 수밖에 없다. 한국 교회와 선교사들이 중심이 되는 선교, 주도하는 선교로는 중국 선교의 과업을 완수 할 수 없다.

  중국 교회를 섬기는 사역

  중국 교회가 한국 교회에 요청하는 것은 중국에 건너와서 전도해 달라거나 제자 훈련시켜 달라는 것이 아니다. 교회를 개척해 달라는 것도 아니고 교회를 육성시켜 달라는 것도 아니다. 중국 교회가 한국 교회에 요청하는 것은 삼자교회나 가정교회나 다 같이 자기들이 바르게 설 수 있도록 도와달라는 것이다. 중국 교회는 전도를 잘 한다. 교회 개척도 잘한다. 그러나 부족한 면들이 많이 있다. 중국 교회가 스스로 어찌할 수 없는 부분들을 도와달라는 것이다. 이것은 한국 교회가 소신대로 선교를 하라는 것이 아니라 중국 교회와 의논하여 그들이 원하는 것을 도와 달라는 것이다. 이것은 단순한 협력이 아니라 동역을 말하는 것이다.

  중국 선교에서 절실히 요청되는 것은 동역 선교이다. 동역 선교란 동반자 관계와 협력사역을 통합하는 개념의 사역이다. 동역 선교는 중국 교회와 한국 교회가 주 안에서 형제 교회로서 동등한 입장에서 교통하고 중국 교회의 요청에 의해서 필요한 영역에서 섬기는 자세로 사역하는 것이다. 동역 선교의 주역은 성령님이시다. 중국 교회와 한국 교회는 성령의 인도하심에 따라 상호 주장하지 않고 필요한 영역에서 중국 선교에 협력하는 것이다. 이것은 한국 교회의 정서에 맞지 않는 사역이나 중국 선교에서 필요불가결한 사역이다.

  1. 중국 교회를 어떻게 섬길 것인가?

  중국 교회가 중국 선교의 중심이요 주역이 되도록 섬겨야 한다. 중국 교회는 흥왕하고 중국 선교에 임하는 한국 교회와 선교사들의 역할은 날이 갈수록 축소되어야 한다. 당분간 중국 교회가 굳건히 설 때까지는 한국 교회와 선교사들의 역할이 증대되어야 하지만 궁극적으로는 중국 교회가 중국 선교의 중심이요 주역이 되도록 해야 한다. 과거 1949년 이전 서구 교회의 중국 선교는 이 점에서 실패하였다. 만약 한국 교회가 중국 교회 위에 군림하거나 선교비로 그들을 조종하려 한다면 중국 정부가 아니라 중국 교회에 의해 추방 당하고 말 것이다.

  중국 교회의 요청에 부응해야 한다. 중국 교회가 필요로 하고 요청하는 것을 섬겨야 한다. 지역마다, 각 교회(삼자, 가정, 독립)의 형편에 따라 필요한 사역들이 다양하다. 그러므로 획일적인 사역으로 중국 선교에 임해서는 안된다. 현지 교회와 깊은 교통 가운데 그들의 요청에 귀를 기울이고, 또한 무엇이 필요한 사역인가를 참여자 관찰을 통하여 파악해야 한다. 그리고 그들의 필요에 적절하게 응하는 것이 요청된다.

  시대적 요청에 부응하는 중국 교회가 되도록 섬겨야 한다.

  중국 교회로 중국 교회되게 섬겨야 한다. 중국 교회가 한국 교회가 될 수도 없고, 되어서도 안된다. 어떤 교회에서는 조선족 교회 사역자를 시켜 성경공부 교재를 중국어로 번역해서 출판한 후 표지에 자기 교단 표지를 넣고는 중국이 개방되면 그 책을 사용한 교회들이 자기 교단이 될 것이라고 자랑했다고 한다. 한국 교회를 수출하려는 망상을 버려야 한다. 한국 교회의 신학과 신앙을 이식하려는 시도도 포기해야 한다. 이미 쇠퇴하고 있고, 사회에서 지탄받고 있는 한국 교회의 신앙을 이식해서 중국 교회를 망쳐 놓으려고 하는가? 중국 교회는 중국 교회가 되어야 한다. 그래야 중국 교회로서의 정체성을 갖고 중국 복음화의 사염을 감당하는 건강한 교회가 될 수 있다.

  동역하는 교회가 되도록 섬겨야 한다. 삼자 교회는 종교국, 통전국, 양회(삼자회와 기독교혐회)의 통제 아래 전국적인 조직이 있고, 해외 교회와도 선교비의 조달을 위해 활발한 교류를 하고 있다. 그러나 가정 교회는 공안국의 철저하고 치밀한 감시와 핍박과 폐쇄적인 교회의 성격 때문에 국내 교회 간에도 교통과 동역이 여의치 못하고 해외 교회와의 교류와 동역도 미미한 형편이다. 가정 교회로 하여금 폐쇄성을 열고 교통과 동역의 길로 나오도록 격려하고 다방면에 걸쳐 섬겨야 할 것이다.

  선교하는 교회가 되도록 섬겨야 한다. 중국 교회가 국내에서 인근 지역 전도와 성을 넘는 전도 사역에 의한 교회 개척과 교회 육성에 매진 할 수 있도록 격려하고 물심양면으로 섬겨야 한다. 또한 어려움이 있기는 해도 소수민족 섬교와 궁극적으로는 해외 선교, 특히 회교권과 인도 선교에 헌신할 수 있도록 섬겨야  한다. 가정 교회 중에는 해외 선교를 위해 외국어를 배우고 있는 선교 헌신자들이 있다는 고무적인 소식도 있다.

  2. 중국 교회에 요청되는 동역의 영역

  현지 교회 사역자 훈련 사역. 삼자 교회, 가정 교회, 독립 교회 공히 사역자가 양적으로도 부족하고 질적으로도 부족하다. 사역자 훈련이야 말로 중국 교회의 사활이 걸려 있는 중요한 사역이다. 사역자 훈련은 중국 교회 스스로 감당할 수 없는 사역이기에 한국 교회의 협력을 절실히 필요로 한다. 사역자 훈련에서 필요한 것은 성경의 해석과 강해, 조직신학과 교회사 등의 기본적인 신학 강의, 설교학, 목회학, 목회상담, 교회 개척과 성장, 선교학 등 실천신학에 대한 강의 등이다. 이 때 한국식으로 하려고 해서는 안되고 현지에 부합되도록 준비하고 강의해야 한다.

  현지 교회가 필요로 하는 문서 사역. 성경의 전달도 필요하나 성경은 현지 조달이 어느 정도 가능하다. 다만 현지 교회는 주석 성경을 절실히 필요로 하고 있다. 현지 각 교회에 필요한 것을 문서화하는 작업이 필요하다. 이것은 현지에서 컴퓨터를 사용하여 작성되어야 할 것이다. 사역자 훈련에 필요한 강의안과 교재, 사역자들이 교회에서 사역할 때 필요한 교재들을 현지 수준에 맞게 개발하고 작성해야 한다. 현지에서 필요한 문서는 되도록 현지에서 조달하는 것을 원칙으로 해야 한다. 해외에서 조달하는 것은 경비도 문제지만 보안상 위험이 너무나 크다. 꼭 필요한 경우 대만이나 홍콩, 싱가포르 등지에서 간자체로 작성된 문서나 CD-Rom, 디스켓, 인터넷 등을 이용하여 현지에서 출력, 인쇄하거나 복사하여 사용하는 것이 효과적이고 효율적이다.

  협력으로서의 후원 사역. 선교는 결코 선교비로 하는 것이 아니지만 선교비 없이 할 수도 없는 것이다. 중국 교회와 동역할 때 선교비를 앞세우면 반드시 실패한다. 그러나 때로 선교비로 현지 교회르 섬겨야 할 부분도 있다. 중국 교회가 사역자 훈련을 하는데 필요한 비용 중 현지 교회가 감당할 수 없는 부족액을 후원할 수 있다. 문서 사역도 컴퓨터나 복사기, 인쇄기 그리고 소모품 등의 경비가 필요하다. 현지 교회가 선교 사역을 할 때 선교비가 부족할 수 있다. 특히 선교사를 훈련하는데 드는 경비나 성을 넘는 복음 전도 사역과 소수민족 선교에 헌신하는 현지 선교사의 선교비도 현지 교회가 부담하는 것이 마땅하지만 부득이한 경우 그 일부를 후원할 수 있다. 이 때 후원의 한계는 어떤 경우든지 필요로 하는 비용 전액을 후원해서는 안된다. 그리고 선교비의 집행을 현지 교회가 하도록 하고 한국 교회나 선교사는 간섭하지 말아야 한다. 이 때 신뢰관계가 구축되지 않은 상태에서는 후원해서는 안된다. 신뢰관계가 구축되고 신뢰할 수 있다고 판단되면 현지 교회에 선교비의 집행을 맡겨야 한다.

  현지 교회의 자문역. 현지 교회 정치를 주장해서는 안되지만 자문에는 응해야 한다. 교회 운영, 지도력, 성경 해석, 신학적 문제, 교회의 제 문제 등에 대해 자문을 요청해 오면 지혜롭게 성경과 한국 교회의 경험, 현지 교회의 실정을 잘 파악하여 자문에 응하는 것도 필요한 사역이다.

  3. 중국 교회와 어떻게 동역의 길을 열 것인가?

  중국 교회와의 동역은 관계망을 구축하는 것에서 시작된다. 중국은 관계의 사회이다. 중국 교회와 신뢰할만한 관계를 구축하는 것이 급선무이다. 관계망 구축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신뢰이다. 관계망이 구축되면서 교통을 해야 한다. 중국 교회, 특히 가정 교회는 해외 교회와 교통의 정도를 어떻게 할 것인지 기준을 정해 놓고 그에 다라 교통의 정도를 결정한다. 중국 교회는 교통을 아주 중요시한다. 이 때 삼자 교회나 가정 교회 중에서 어떤 교회를 교통의 상대로 택했든지 오직 한 교회와만 교통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양쪽에서 다 비토당할 수 있다. 교통이 진전되면 현지 교회의 요청에 의해 동역의 길을 열어 가야 한다.

  결언하여...

  동역 선교가 현재 중국 선교에서 승리할 수 있는 성경적이고 효율적인 중국 선교 전략이다. 중국 교회와 동역외에 중국 선교에 깊이, 효율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길은 없다. 삼자 교회든, 가정 교회든, 독립 교회든 동역을 해야 선교의 길이 열린다. 조선족 교회와도 주장하는 자세를 버리고 동역해야만 조선족 교회를 회복하고, 조선족 교회와 함께 중국과 북한 선교의 장을 열어 나갈 수 있을 것이다. 중국 교회와의 동역의 길은 긴요하면서도 쉽지 않다. 한국식의 사고와 자세를 갖고는 동역 선교에 실패할 수밖에 없다. 중국에서 <한국식>을 십자가에 못박고 <중국식>으로 동역 선교의 길을 걷도록 주님은 요구하신다. 중국 교회와 동역의 길을 걸을 때 한국 교회는 중국 선교에서 풍성한 열매를 거둘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