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인공과 악역
2006. 1. 25. 21:57ㆍ회원자료/1.휴게실
영화를 보거나 소설을 읽을 때 보면 대개의 경우 주인공을 괴롭히는
악역이 늘 따라나옵니다. 사람들은 대개 자기 자신을 주인공으로 여
기며 영화를 보거나 소설을 읽습니다. 그래서 주인공을 괴롭히는 악
인에 대하여 심한 분노를 갖게 되는데 심한 경우에는 그 악역을 맡은
배우까지 미워하기도 합니다.
그와 같은 경향은 우리가 성경을 읽을 때에도 마찬가지입니다.우리는
성경을 읽을 때 주로 의인의 입장에서 읽는 경우가 많고 악인과 죄인
에 대하여 말씀하실 때 그 말씀은 자신과 상관이 없는 말씀으로 생각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시편 59편은 다윗이 사울에게 피하여 쫓길 때에 쓴 것입니다.다윗은
자기의 생명을 쫓는 사울을 '일어나 치려하는 자' '사악을 행하는 자'
'피흘리기를 즐기는 자' '그 입술에 칼을 가지고 있는 자'로 표현하고
있습니다.
자신을 다윗의 입장에 세우고 성경을 읽으면 누구에게나 사울과 같은
존재가 있습니다. 그리고 다윗이 사울에 대하여 표현한 모든 표현이
어쩌면 그렇게도 정확한지 놀라울 정도입니다. 그 사울과 같은 존재가
시어머니일수도 있고 시누이일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직장의 상사나
동료일 수도 있습니다.
나도 시편 59편을 읽을 때 다윗의 입장에서 읽었습니다. 그러고보니
나에게도 사울과 같은 존재가 있었습니다. 특히 '입술에 칼을 가지고
있는 자'와 '피 흘리기를 즐기는 자'라는 표현이 어쩌면 그렇게도
적절하였는지모릅니다.
참으로 그의 입술에 칼이 있어서 말할 때마다 마음의 상처를 받습니다.
그리고 마음속으로 얼마나 많은 피를 흘리게 되는지 모릅니다. 그러나
그와 같은 입장에서 성경을 읽으니 나에게 딱 들어맞는 말씀이기는한데
은혜로운 말씀으로 나에게 주어지지는 않습니다.그 마음을 가지고는
새벽기도회에서 설교를 할 수 가 없었습니다. 그래서 더 깊이 말씀에
매달려 묵상을 하였습니다. 묵상 중에 사울이 나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였습니다. 그러나 그 사실을 쉽게 인정할 수는 없었습니다. 내가 생각
하기에 나는 그렇게 나쁜 사람이 아니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성경을 깊이 묵상하면서 생각하니 사울의 심정이 나에게도 있다
는 사실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나의 마음속에도 피흘리기를
좋아하는 마음이 있고 내 입술에도 교묘한 칼이 숨겨져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겉으로는 점잖은 척하지만 속으로는 상대방을 구석으로 몰아 꼼짝 못하
게 하고 ko로 참패할 때까지 두드리며 상대방의 아픈 곳을 찾아 찔러
피를 보고 싶어하는 잔인한 본능이 있다는 것을 부인할 수 없었습니다.
사춘기 때 어머니와 다투는 때가 가끔 있었습니다. 그때마다 나는 논리적
으로 어머니의 약점을 찾아 가장 아파하는 곳을 비수 같은 표현으로 찌
르며 그것을 즐기곤 하였습니다.
목사가 된 후에도 그와 같은 비열한 본성은 쉽게 버려지지 않았고 알게
모르게 상대방의 약점을 찾아 그를 꼼짝 못하게 구석으로 몰고 정확하
게 KO 펀치를날려 상대방을 제압하고 싶은 본능에서 벗어나기가 쉽지
않았습니다.
그러고 보니 나는 다윗이 아니고 사울이었습니다. 그런 마음으로 성경을
보니 은혜가 되기 시작하였습니다. 참으로 부끄럽고 아픈 마음으로 하나
님께 기도하였습니다.
"하나님 제가 바로 사울입니다. 제 마음속에 아직도 사람 치기를 좋아하
는 마음, 피흘리기를 즐기는 마음이 있으며 아직도 제 입술에 칼이 숨겨
져 있습니다. 하나님 제게서 이와 같은 마음을 없이 하여 주시옵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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