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익 목사 “한국교회 선교마케팅 중지해야”

2007. 11. 10. 23:03회원자료/2.회원게시판

이정익 목사 “한국교회 선교마케팅 중지해야”

  
아프가니스탄 인질사태 이후 한국교회의 선교방식에 대한 비판이 그치지 않고 있는 가운데 기독교대한성결교회 총회장 이정익(신촌성결교회) 목사가 14일 "선교단체와 교회들은 선교마케팅을 중지해야 한다"며 자성론을 펼쳐 주목된다.
이 목사는 이날 도곡동 강변교회에서 한국복음주의협의회(회장 김명혁 목사) 주최로 열린 '한국교회가 되찾아야 할 것들'이란 발표회에서 "위험지역 선교는 선전효과 극대화를 통해 신자를 늘리려는 마케팅"이라며 이같이 주장했다.

그는 "선교는 경쟁의 대상이 아닌데도 양적 욕망에 사로잡힌 교파별 선교단체들의 무차별적 선교는 해악적 요소가 많다"면서 "일부에서는 선교를 사업적으로 운영한다는 인상을 받는다"고 비판했다.

이어 "요즘 한국교회는 선교를 돈으로 하려는 경향이 너무 강하다"면서 "한국 선교사가 가는 곳이면 먼저 건물부터 세우기 때문에 현지에서 '선교사는 돈 많은 사람'이라는 인식을 심어줄 뿐 아니라 한국선교사는 테러의 대상이 되고 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이 목사는 "아프간 사태는 독선적 선교방식 때문에 일어난 불행한 사건"이라며 "단기 선교팀들이 상대국가 중심지에서 집단적으로 찬양하거나 이른바 '땅밟기'식의 시위적인 행동을 하는 것을 중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발표회에서 손봉호 서울대 명예교수는 "안디옥 교회가 가장 뛰어난 지도자 바울과 바나바를 선교사로 파송한 것은 자기교회보다 복음전파가 더 중요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라며 "한국교회의 가장 큰 문제점은 '그리스도'보다 '우리 교회'를 더 중요하게 여기는 개(個)교회주의여서 기독교인은 교단과 교회를 초월해 모두 형제자매라는 유대감을 회복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박종화(경동교회) 목사는 "교회가 사설학원과 비슷한 신앙집단이 아니라 공교육기관과 같은 '공교회성'의 진면목을 회복하는 것이 시급하다"면서 "예배를 통한 교회일치의 한 방안으로 3.1절 등 특정 주일만이라도 전국교회가 같은 성경본문, 찬송, 공동기도 등을 하는 예배연합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손인웅(덕수교회) 목사는 "지난 7월 평양 대부흥 100주년 기념행사에서 통렬한 회개와 반성 속에 한국교회의 정체성을 회복하자는 다짐이 첫 발을 내딛기도 전에 아프간 피랍사태가 벌어져 전 세계 교회가 한국교회의 행보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상황을 만들었다"면서 "한국교회가 되살아나는 길은 1907년 대부흥운동 속에 드러난 성령의 역사를 시대에 맞는 언어로 재해석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한국교회 초기에 장로교와 감리교 선교사들이 한 덩어리가 되어 한국복음주의 선교회연합공의회를 창설해 한국기독교 연합운동의 모체가 됐다"면서 "한국교회 양대 연합기관인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KNCC)와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는 이런 전통을 계승해 하나가 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디지털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