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어느 왕과 늙은 정원사의 이야기

2006. 1. 25. 22:22참고자료/4,예화자료


오래 전 중국에 한 왕이 살고 있었습니다.
그는 왕궁을 아름답고 멋지게 꾸미는 일에 애를 많이 썼습니다.
그리고 아름답게 가꾸어진 왕궁 곳곳을 거닐면서 흡족해 했습니다.

'정말 멋진 왕궁이야! 어떤 왕이 이런 훌륭한 왕궁을 가지고 있었나!'

특히 왕의 마음을 만족시킨 것은 주위 신하들의 아첨이었습니다.

"임금님 정말 멋진 왕궁입니다. 모두가 임금님 덕분입니다."

"임금님 때문에 우리나라가 얼마나 잘 사는지 모릅니다."

"임금님께서 덕이 있어서 나라에 별 어려움이 없습니다."

그런 소릴 들을 때마다 왕의 마음은 높게 높게 치솟았습니다.
그 후부터 모든 일들이 자신이 잘해서 되는 줄로 알게 되었습니다.
또한 마음만 먹으면 무슨 일이든 할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궁궐 안에 꽃을 가꾸는 정원사가 새로 왔습니다.
늙어 기력이 부족했지만 그의 꽃을 가꾸는 솜씨는 정말 대단했습니다.
한 눈에 병든 화초를 가려냈고, 그의 손에서 시들던 꽃이 생기를 얻었습니다.

하루는 뒷짐을 진 채 왕궁을 거닐던 왕이 정원까지 왔습니다.
마침 병으로 죽어가고 있는 꽃 한 포기를 돌보느라 마음을 쏟고 있는
정원사가 눈에 띄었습니다. 곧 왕이 다가가서 물었습니다.

"살아나겠느냐?"

"새벽에 맑은 이슬이 내렸고, 지금은 따뜻한 햇볕이 애쓰고 있으니 소생할 것입니다."

정원사가 공손히 아뢰었습니다.
그런데 그 말이 왕의 귀에는 거슬렸습니다.
신하로부터 그런 투의 대답은 처음 들은 탓이었습니다.

"예, 임금님 덕분입니다. 이렇게 몸소 나오셨으니 곧 되살아나고 말고요."

여태까지의 정원사들은 으레 이런 대답을 했기 때문입니다.
왕은 기분이 언짢았지만 꾹 참고 그냥 지나쳤습니다.
그 뒤 왕이 많은 신하를 거느리고 정원을 거닐다가 또 정원사와 마주쳤습니다.

"예쁜 나비들이 많아졌군."

"예. 향기를 풍기는 꽃이 늘어났으니까요."

"못 듣던 새 소리도 부쩍 늘었어."

"그만큼 숲이 우거졌지요."

그러자 왕의 목소리가 갑자기 높아졌습니다.
얼굴도 붉으락푸르락했습니다.

"내 덕분이 아니란 말이렸다!"

"예?"

정원사는 비로소 고개를 들고 의아한 눈길로 왕을 바라보았습니다.
뒤따르던 신하들도 덩달아 눈 꼬리를 치켜 올리더니,
정원사를 향해 삿대질을 해댔습니다.

"성은도 모르는 저 늙은이를 그냥 두어서는 안되겠사옵니다."

그러자 잔뜩 화가 난 왕이 소리를 질렀습니다.

"괘씸한 늙은이 같으니라고. 당장 옥에 가두어라!"

곧 군졸들이 달려와 정원사를 꽁꽁 묶었습니다.

"내 덕 없이 무슨 일을 할 수 있나 어디 한 번 보자.
감옥에서 꽃 한 송이만 피워 내면 풀어 주겠다."

정원사는 잠시 묵묵히 있다가 입을 열었습니다.

"그러하시오면, 흙 한 줌만 주십시오."

"오냐, 네 원대로 흙을 주마. 감옥에 가 있거라."

정원사는 곧 감옥으로 끌려 갔습니다.
잡혀가는 정원사의 뒷모습을 보면서 신하들이 물었습니다.

"임금님 어찌하시려고 그러십니까?"

"저 정원사의 솜씨가 좋던데 흙을 주면 혹시?"

신하들의 질문을 받으면서 왕은 야릇한 미소를 지었습니다.

"그러니까 볶은 흙을 주란 말이다."

"예? 왜 볶은 흙을?"

"혹시 꽃씨가 숨어 있는 흙을 주면 안 되니까."

"과연 훌륭하십니다."

신하들은 저마다 왕의 생각을 지혜롭다고 칭송했습니다.
정원사가 갇힌 감옥에는 높다란 곳에 조그만 창이 나 있었습니다.
그것은 답답한 감옥의 숨통과도 같았습니다.

그 창을 통해 하루에 한 차례씩 손바닥 만한 햇살이 들어왔습니다.
그때마다 정원사는 한 줌의 볶은 흙이 담긴 종이를
창틀에 올려 놓고 그 햇살을 고이 받았습니다.

그리고 가끔 물 한 모금을 남겨 그 흙에 뿌려 주었습니다.
그러기를 하루 이틀, 한 달 두 달 계속되었습니다.
그렇게 일 년이 지나갔습니다. 그러나 달라진 게 아무것도 없었습니다.

이 년이 흘러갔습니다. 그리고 삼 년을 훌쩍 넘긴 어느 이른 봄날이었습니다.
그날도 여전히 햇살을 받던 정원사는 흙 가운데 찍힌 연두색 작은 점을
발견했습니다. 갓 움트기 시작하는 작은 꽃씨였습니다.

그 순간, 정원사의 눈에 눈물이 맺혔습니다.
그리고 이내 굵은 방울이 되어 꽃씨 위에 떨어졌습니다.
기적적으로 바람에 실려 조그만 꽃씨 하나가 창문으로 들어온 것입니다.

'아무렴, 사람이 아무리 뒤축 들고 두 팔을 쳐들어 막는다 해도
그 높이 위로 지나는 바람은 어쩔 수 없지.
창문으로 들어오는 저 따사로운 햇볕도 가릴 수 없고...'

혼잣말을 하는 정원사의 파리한 얼굴에 해맑은 미소가 피어 올랐습니다.
정원사는 그날부터 온 마음을 들여 꽃씨를 가꾸었습니다.
꽃씨는 정원사의 마음 속에서 움트고 밝게 자라갔습니다.

그리고 얼마 후 왕궁을 거닐던 왕이 감옥 곁을 지나게 되었습니다.
무심코 감옥을 바라보던 왕은 깜짝 놀라 걸음을 멈추었습니다.

"아니, 저건 무슨 꽃이야!"

감옥의 창틀 위에 샛노란 민들레 한 송이가 피어 있었습니다.
그것이 바람에 흔들릴 때마다 마치 별이 반짝이는 것 같았습니다.
문득 왕의 생각 속에 어린 왕자 시절의 일이 떠올랐습니다.

철없던 왕자 시절 갈라진 돌 틈에 뿌리 내린 민들레꽃을 보고
가슴이 떨렸던 그때의 기억이 떠오른 것입니다.
그때 왕자의 스승이었던 학자가 이런 말을 했습니다.

"저게 바로 생명입니다. 천하보다 귀하지요."

"저 생명은 누가 주고 키우나요?"

"햇볕과 비와 바람... 그 모든 것을 주관하는 절대자이시지요."

왕의 귀에 스승의 음성이 여운을 남기며 생생하게 들렸습니다.

'햇볕과 비와 바람... 그 모든 것을 주관하는 절대자이시지요.'

그러다가 갑자기 스승의 얼굴이 정원사의 얼굴로 바뀌었습니다.
순간 왕의 마음에 3년 전에 감옥에 보낸 정원사가 떠올랐습니다.
왕은 조용히 눈을 감았습니다.

꽃 한 송이조차 오직 자기 덕에 피는 줄 알고 살았던 지난 날이
부끄러웠습니다. 한편으론 진리를 깨우쳐준 정원사가 고마웠습니다.

"어서 감옥의 문을 열어라. 어서!"

급작스런 왕의 명령에 놀란 신하들이 갈팡질팡했습니다.
곧 정원사가 풀려났고, 왕은 정원사를 바라보며 조용히 입을 열었습니다.

"자네는 내 자신에게 갇혀 있던 나를 풀어주었네.
자네는 감옥에 갇혀 있었지만 나는 내 자신에게 오랫동안 갇혀 있었지"

"헛되고 헛되며 헛되고 헛되니 모든 것이 헛되도다.
사람이 해 아래서 수고하는 모든 수고가 자기에게 무엇이 유익한고?"(전 1:2,3)

하나님은 인간의 모든 수고가 헛되다고 하셨습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자기를 위해 많은 수고를 합니다.
하지만 그 모든 수고가 진정 자신을 위해 주지는 못합니다.

실제 우리를 위해 주는 것 중의 하나는 태양입니다.
태양의 따사로운 기운이 우리의 생명을 유지시켜줍니다.
하나님은 그 태양을 우리를 위해 넷째날에 만드셨습니다.

태양은 하나님이 우리를 위하시는 마음의 표현인 것입니다.
하나님은 태양 외에도 수많은 피조물을 만드셔서 그 마음을 나타내셨습니다.
그 하나님의 마음 아래 살면서도 헛된 삶을 살고 있지는 않는지요?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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