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 6. 10. 21:51ㆍ목양자료/1.기독교자료
♡ 딸기 한 알 ♡ 시어머니가 노인성 치매를 앓고 계십니다. 다른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고 지레 겁을 먹어서인지 생각보다 그리 힘든 것은 없습니다. 하지만 예전 총기 좋으셨고 언제나 당당하셨던 모습을 생각하면 요즘 변해버린 어머니를 바라보는 것이 참 힘이 듭니다. 병원에서 받아오는 약을 드시면서도 조금씩 나아지는 것도 없는 것 같고 오히려 식사를 통 못하시기에 약을 끊어봤습니다. 그야말로 사시는 동안 밥이라도 맛있게 드셨으면 하는 마음에서였습니다. 결혼할 때 밥 조금 주는 며느리 들어올까 봐 겁이 나셨다는 어머니신데, 공기 밥 한 그릇 드시기도 힘들어하시는 게 무척 걱정스럽습니다. 얼마 전 시누님이 조기를 한 상자 사오셨습니다. 손질해서 냉동실에 넣어두고 자주 구워드리는데 며칠 전부터 조기 좀 구워라 하시는 겁니다. 금세 구워 드린 걸 드시고도 잊으시고…. 딸이 사온 조기가 많았는데 며느리가 누구 다 줬나 보다고 집에 오신 손님에게 그러시더랍니다. 정말로 드신 게 기억이 나지 않느냐는 제 말에 언제 구워줬냐고 말간 얼굴로 반문하시는데 정말 울고 싶었습니다. 저녁을 먹고 난 후 딸기를 씻었습니다. 상한 것을 골라 베어내고 씻은 후 어머니와 남편과 아이들에게 딸기를 가져다주고 저는 설거지를 계속했습니다. 제 딸이 딸기를 가져와서 내 입에 넣어주는데도 어머니는 저더러 빨리 와서 딸기 먹으라고 성화를 하셨습니다. 딸이 빈 접시를 가져오면서 “엄마, 할머니가 엄마 것이라고 남기셨네.” 제일 크고 잘 익은 딸기 한 알이 접시에 남아 있었습니다. - 유혜경 - ------------------------------------------- ‘내리사랑은 있어도 치사랑은 없다’는 말이 있죠. 자식들을 사랑하는 부모님의 마음은 그 어떤 로맨스보다 달콤하고 위대합니다. - 어머님, 당신의 사랑에 목이 메여옵니다 - (사랑밭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