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꾸로 걸린 그림

2008. 5. 7. 23:47참고자료/4,예화자료

거꾸로 걸린 그림

 

바실리 칸딘스키(Wassily Kandinsky 1866~1944)는 최초로 추상화를 탄생시킨 화가입니다. 그는 추상화를 통한 회화의 혁명을 주도하며 20세기 미술의 새로운 장을 여는 거목입니다.

 

오늘은 그에 얽힌 이야기가 있습니다.

 

칸딘스키는 모스크바의 유복한 가정에서 태어났습니다. 생애의 절반을 독일과 프랑스에서 지냈고 법학과 경제학을 공부하여 교수가 되었습니다. 그러나 그림 때문에 1896년 교수직을 포기하고 뮌휀으로 옮겨 본격적으로 그림을 그렸습니다.

 

그는 그림을 그리다가 마음에 들지 않으면 그 그림을 쓰레기통에 처박아 넣고는 밖에 나가 술을 마시곤 했습니다. 아까운 그림들이 마구 버려지는 것을 안타깝게 여긴 그의 아내는 쓰레기통에서 그림을 꺼내어 원래 그리던 곳에 슬며시 걸어놓았습니다.  그것도 모르고 그는 다음날이 되면 자신이 버렸던 그림인줄도 모른 채 그림을 계속 그렸습니다.  

 

어느 날입니다.  그날도 이 화가는 그림이 마음에 들지 않았는지 쓰레기통에 쑤셔 박아 넣고는 술집으로 갔고 그의 아내는 전과 마찬가지로 그 그림을 쓰레기통에서 꺼내어 캔버스 위에다 얹어 두었습니다.  그런데 그의 아내가 약간의 실수를 범했습니다. 그림을 거꾸로 걸어두었던 것입니다.

 

술이 거나하게 취해 밤늦게 집으로 돌아온 그는 자신의 눈을 의심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아니, 이게 누구의 그림이야?"  

 

형태는 알아 볼 수 없고 색채만 어우러져 있는 그 그림은 한 번도 본적이 없는 너무나도 아름다운 그림이었습니다. 눈을 비비던 그는 한참만에야 그것이 자신의 그림인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놀라운 것은 아까까지 그렇게 아름다웠던 그림은 온데간데없고 평범한 풍경화 한 점이 거꾸로 걸려있을 뿐이었습니다. 생각하던 화가는 무릎을 치며 말했습니다.  

"아하 그렇구나!  자연을 모방한 저 형태들이 진정한 아름다움을 가리고 있었구나!"

 

그는 거꾸로 세워진 자신의 그림을 바라본 그 순간에 선명함과 강렬함으로 격정적인 감동을 느꼈던 것입니다.  무슨 그림인지 도저히 알아볼 수 없었지만 칸딘스키는 이를 통해 추상화를 탄생시키는 영감을 얻게 되었다.

 

그는 당장 작업실로 달려가 아무렇게나 기분이 내키는 대로 캔버스에 물감을 찍어 바르기 시작했습니다.  최초의 추상화가 탄생하는 순간이었습니다. 칸딘스키는 특정 대상이나 자연의 모습을 화폭에서 완전히 제거한 추상화가가 되었습니다.

 

칸딘스키는 사물의 형태를 제거함으로써 얻을 수 선명함과 강력함을 그림으로써 추상화의 세계를 열었습니다. 그러나 아름다움은 형태 속에서 얼마든 발견할 수 있음을 우리는 알고 있습니다. 다시 말하면 모든 만물 속에는 아름다움으로 가득 차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하나님이 창조하신 만물 속에는 그분을 닮은 아름다움을 어떻게 표현하느냐 하는 것입니다. 그것을 볼 줄 아는 눈과 이를 표현하는 재능이 귀하다 할 것입니다.

 

창세로부터 그의 보이지 아니하는 것들 곧 그의 영원하신 능력과 신성이 그 만드신 만물에 분명히 보여 알게 되나니 그러므로 저희가 핑계치 못할찌니라[롬 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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