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17개의 심장이 달린 할머니

2007. 12. 7. 00:12참고자료/4,예화자료

무려 3,017개의 심장을 안고 사는 여자가 있습니다. 미국인 해리엇 하지스(Harriet H. Hodges·90세)씨가 그 사람입니다. 그녀는 30여 년간 한국의 심장병 어린이 3,017명의 치료를 도와 그들에게 새로운 삶을 주었습니다. 70, 80년대 우리나라의 의료기술은 크게 뒤떨어져 있었기 때문에  어린이들의 ‘선천성 심장병’ 은 사형선고를 받은 것이나 다름없었습니다. 그러나 하지스씨의 도움으로 3천여 명의 생명이 살게 된 것입니다.  

 

사단법인 한국국제문화교류협회(KICA)는 하지스씨의 헌신을 높이 평가해 지난 12일 일대기를 출간하는 기념행사에 참석하려 한국을 방문했습니다.  

 

“그 많은 일들을 어떻게 다 했느냐?”고 묻는 질문에 그녀는 90대 노인이라고는 생각할 수 없을 정도의 밝은 목소리로. “이게 어떻게 내가 다 한 일이냐,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도와줬는데!”라고 겸양해하며 “한국에 있는 많은 손주, 증손주들(심장병 수술 어린이들)을 떠올리며 ‘건강이 허락하는 한 한국에 한 번 더 다녀와야지’하고 급한 마음에 이곳을 찾았다”고 말했습니다. 

 

그녀는 1964년 미 군사 고문단 참모장인 남편 고(故) 캐롤 하지스씨를 따라 한국에 왔다 남편으로부터 한 심장병 어린이 얘기를 들었습니다. 선천성 심장질환에 걸린 미8군 부대 식당 요리사의 딸 최신애(당시 12세)양을 도우려 미군병원과 서울대 병원에서 검사를 받게 했지만 한국에선 수술이 불가능했습니다. 그녀는 최양을 미국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의 ‘메트로폴리탄 메디컬센터’에 보내어 수술에 성공했습니다. 이 소식을 들은 어머니들이 심장병을 앓는 자녀를 데리고 그녀의 집 앞에 몰려왔습니다. 

 

도움을 청하는 사람들이 갈수록 늘어가자 그녀는  ‘개심술 프로젝트(Open Heart Surgery Projcet)’라는 이름으로 이들을 돕기 시작했습니다. 그녀의 호소에 따라 미국의 메트로폴리탄 메디컬센터는 매년 40명 안팎을 수술해주고 모든 치료비도 계속 부담하겠다는 결정을 내렸고 이어서 롱아일랜드 쥬위시 병원, 성 프란시스 병원 등에서 무료 치료를 해주겠다는 답변이 왔고, 나중에는 약 50개 병원이 동참하겠다는 뜻을 밝혀왔습니다. 그녀를 찾아오는 아이들이 많아지자 그녀는 1972년 11월 ‘한국 심장회’라는 사무실을 차려놓고 심장병 어린이를 도왔습니다.  

2003년 그녀는 고령으로 심장병 어린이 돕는 일을 중단했지만 “심장병 어린이를 돕는 것은 아직도 나의 삶”이라고 말하면서 “내가 이렇게 건강하고, 나의 두 아들도 다 건강하게 자랐습니다. 그러니 내가 건강하지 않은 다른 사람에게 도움을 주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죠.” 

 

해리엇 하지스씨가 그렇게 큰일을 행할 수 있었던 것은 고통당하는 어린이들을 돕고자 하는 갸륵한 마음을 가졌기 때문이었습니다. 남을 불쌍하기 여기고 도와주려는 마음을 우리도 자주 갖게 되지만 그 선한 양심의 소리를 우리는 곧잘 무시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나 해리엇 하지스씨는 그 선한 마음을 실천하였기 때문에 수많은 사람을 살린 3017개의 심장을 가진 할머니가 되었다 할 것입니다. 

 

예수께서 나오사 큰 무리를 보시고 불쌍히 여기사 그 중에 있는 병인을 고쳐 주시니라 [마 14: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