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술이 판치는 정치판

2007. 11. 25. 23:02회원자료/2.회원게시판

역술이 판치는 정치판 

다음 글은 중앙일보 07/11/16일자 신문의 글은 바탕으로 하여 작성된 것입니다.  

 

대선을 한 달여 앞두고 정치권 한편에서는 점(占)을 내세운 '물밑 전쟁'이 한창이다. 일부 정치인은 자신이 지지하는 후보에게 유리한 말을 은밀하게 퍼뜨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각 후보 측은 종교계를 의식해 이를 부인하지만 실제로 역술가들의 구전 홍보에 은근히 신경을 쓰는 눈치다. 

 

요즘 여의도에서는 "돼지가 뱀을 잡아 먹는다"는 일부 역술가의 말이 돌아다닌다. 돼지띠인 이회창 후보가 뱀띠인 이명박. 정동영 후보를 누르고 당선될 것이라는 해석이다. 돼지띠와 뱀띠 논란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1971년 대통령 선거 때 김대중 전 대통령(1923년생)이 "나는 돼지띠요, 박정희(1917년생) 대통령은 뱀띠다. 돼지가 뱀을 잡아먹지 않느냐"고 주장했지만 선거에서 패배했다.  

 

이명박 한나라당 후보 측의 반격도 만만치 않다. 한나라당 박형준 대변인은 "이명박 후보는 금(金)이 네 개인 다이아몬드 사주"라며 '역술 마케팅'에 가세했다. 가장 단단한 광석답게 이 후보의 운이 가장 세다는 것이다. 이명박 후보의 지지자들은 이 후보의 사주에 금(金) 기운이 강하기 때문에 8월과 11월의 어려움을 이겨낸다고 주장한다.  

 

대통합민주신당 정동영 후보 측 박영선 의원은 "일부러 점을 본 적은 없지만 주위에서 좋은 결과가 있을 거라는 덕담을 많이 들었다"고 밝혔다. 한 역술인이 "관악산의 화(火) 기운을 피하고 물 가까이 가야 대권을 잡는다"고 조언했다는 것이다. 정 후보 측은 이 소문을 확인해 주지 않았으나, 정 후보의 홍은동 집 근처에는 홍제천이 흐른다. 

 

선문답 같은 예언에 대한 해석도 제각각이다. '차법사'로 알려진 차길진 한국불교신문 사장은 지난해 '홀연히 상서로운 빛이 무궁화(槿) 동산을 비추고 밝은(明) 달에 학(鶴)이 날아올라 부를 날을 맞이하네'라고 올 대선 결과를 짚었다. 이에 대해 이명박. 박근혜. 손학규 후보 측은 서로 자기 후보를 지목하는 것이라고 주장했었다.  

 

대선 출마자들의 선영을 둘러본 한 풍수학자는 “이회창· 이인제씨가 대선을 앞두고 선영을 옮겼고 정동영 씨도 묘 주변 바위에 그늘막을 씌우는 등 손을 봤더라”고 전했다. 

 

대선 때마다 후보나 유권자들이 역술 인들의 입을 쳐다봅니다. 그러나 이렇게 역술이 유행처럼 되풀이되고 있지만‘적중’한 예는 별로 없습니다. 지난 대선 때에 선거를 3개월 앞두고 한 잡지가 역술인 5명의 예언을 실었습니다. 그러나 5명 중 한 사람도 노무현 후보의 당선을 점찍지 못했습니다. 97년 대선에서도 많은 역술인이 이회창 후보의 당선을 자신했지만 김대중 후보가 당선되었습니다. 

 

역술인의 입만 처다 보며 흐뭇해 하거나 안달하는 정치사회나 BBK의 김경준 씨 입만 처다 보며 나라의 운명을 결정하려는 사회는 참으로 불쌍한 사회라 아니 할 수 없을 것입니다.  

 

네가 쫓아낼 이 민족들은 길흉을 말하는 자나 복술자의 말을 듣거니와 네게는 네 하나님 여호와께서 이런 일을 용납지 아니하시느니라[신 18: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