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자와 기도생활

2008. 3. 26. 21:16신학자료/8.목회학 자료

목회자와 기도생활

한동수 목사

목회를 시작하려고 하거나 목회를 하고 있는 모든 목회자들은 누구나 기도에 대해 잘 알고 있고, 잘 하고 있다고 자부한다. 심지어 평신도들도 기도에 대해서는 한마디씩 거들 수 있다고 생각한다. 심지어 일부 평신도들은 본인이 목회자들보다 기도를 더 많이 그리고 깊게 한다고 말하면서 큰 자부심을 갖기도 한다. 그런데 기도가 도대체 무엇이고 어떤 기도가 기도다운 기도인가? 평신도의 영성 여기서의 기독교 영성의 의미는 “하나님 임재라고 여기는 것에의 의도적이고 의식적인 참여를 통한 계속적이고 변화를 가능케 하는 기독인의 경험”으로 쓰고자 한다.
을 지도하는 바른 목회자라면 한번쯤 해봄직한 질문인 것 같다.
우리 나라는 기도에 의해 부흥한 기독교 공동체를 가지고 있다. 기도 없이 부흥하는 교회는 없다는 말에 이의를 제기할 사람은 거의 없는 것 같다. 새벽기도회, 금요 철야 기도회, 속장 기도회, 수많은 기도회를 통하여 우리 기독교는 기도를 실천해 왔고 이를 통하여 교회는 부흥하였다. 그러나 그 기도의 뿌리와 형태, 그리고 그 결과는 무엇인가? 우리 나라의 대표적 기도의 형태는 통성기도이다. 문화와 역사가 만들어낸 독특한 기도의 형태이다. 19세기 말의 미국 복음주의의 한 언저리가 한국의 문화와 얽어져 만들어낸 작품이다. 통성기도에는 많은 요소들이 들어있다. 회개, 확신, 감사, 그리고 신비체험은 통성기도의 주요한 요소이다. 그러나 대부분의 통성기도는 간구로 되어있다. 특히 샤머니즘적 간구가 통성기도의 주를 이룬다. 물론 예수님도 간구하라고 말씀하신다. 구하라고 하신다. 그러나 무엇을 구하라는 것인가?
목회자들은 기도회를 통성기도로 인도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대부분의 목회자들도 통성기도를 통하여 자신들의 기도 생활을 한다. 그 안의 기도 내용을 돌이켜보라. 대부분은 간구이다. 자신을 위한 간구이거나 교인을 위한 간구가 대부분이다. 물론 간구도 기도의 중요한 모습이다. 그러나 기독교 전통에 나타난 기도의 모습은 간구만이 아니다. 하나님의 임재를 체험하기 위한 끊임없는 노력이고, 그 노력에 하나님의 은혜로 얻어진 관상의 삶이 기도의 온전한 모습이다. 그러나 통성기도의 간구의 기도만으론 목회자 자신을 돌아보거나 하나님의 임재를 생각할 겨를이 없다. 깊은 관상에 빠질 시간적 여유가 없다. 시간이 있더라도 그곳에 갈 수가 없다. 왜냐하면 그 길을 모르기 때문이다. 관상의 삶이 없기 때문이다. 기도는 훈련에 의해 체화된다. 우리의 기도는 획일적 훈련으로 통성기도화 되었다. 하지만 기독교의 유산에는 수많은 기도의 형태와 깊이가 있고, 각각의 기독인은 자기에게 적합한 기도의 형태가 있다. 이런 여러 유형의 기도의 제시와 자신에게 적합한 기도의 형태의 훈련이야 말로 목회자에게 또한 평신도에게 필요한 기도일 것이다.
기도는 영성의 훈련에 가장 필수적인 도구이다. 기도는 하나님의 임재의 경험을 그 목적으로 하기 때문이다. 하나님 임재의 경험을 구하는 것만이 기도의 응답이라 생각하는 우리 기독교 문화에는 그 한계가 있다. 왜냐하면 응답없는 기도에는 하나님의 임재가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우리의 통성기도에 기독교 역사의 유산인 여러 형태의 기도, 그 중에서도 관상기도를 접목하는 것은 21세기의 목회에 중요한 과제가 될 것이다. 왜냐하면 더욱더 세속화 되어가는 사회 속에서 기독교의 신앙을 지켜나갈 수 있는 길은 하나님 임재의 경험을 통한 체험 신앙이기 때문이다. 물론 교회의 운영과 행정에 있어서 비즈니스 개념의 도입이 현 사회문화 속에서 필요시되는 한 측면이지만 영적 체험 없이는 교회가 바로 서 나갈 수 없다는 것이 필자의 믿음이기 때문이다.
이 글에서는 복잡한 기도의 신학이나 이론을 제시하지 않겠다. 단지 목회자들이 가져야할 기도의 모습을 두가지 모습으로 나누어 생각해 보도록 하겠다. 첫째는 목회적 관점에서의 기도생활이다. 대부분의 목회자는 목회적 기도생활에 익숙하고 충실하다. 각종 기도 모임에 목사는 리더가 되어야 하고, 기도회를 인도할 뿐 아니라 기도의 중심에 서 있다. 목회를 시작하는 초보 목회자는 어디를 가든지 이 목회적 기도생활에 익숙해지며 기도생활의 근간을 이루게 된다. 본인이 의지가 있건 없건간에 해야되는 기도생활이다. 새벽기도회, 금요철야기도회, 소그룹 기도모임, 특별기도집회 등등 교회를 영적으로 이끌어 나가기 위해 목회자들은 많은 기도 모임을 계획하고, 실천하고, 이끌어간다. 우선 이런 기도의 모임들에 간절함과 참여의지가 없는 목회자는 목회적 기도생활에 실패하게 된다. 대부분의 목회적 기도모임에서 이루어지는 기도는 나라와 민족, 교회와 목회자, 개인의 주변인을 위한 중재기도, 그리고 개인의 문제를 위한 기도들로 이루어진다. 목회자는 여기에 한가지의 문제가 더 추가된다. 바로 교인들을 위한 기도이다. 이런 기도의 제목들을 통성기도의 형태로 이끌어가는 목회자의 기도에 대한 사랑과 능력은 제일 중요한 목회적 기도의 요소이다. 기도하고자 하는 사랑의 마음이 없이는, 그리고 겸손이 없이는 목회적 기도에 깊이 참여할 수 없고 그런 목회자는 실패할 수 밖에 없다. 때문에 목회를 위한 모든 기도모임에 최선을 다하고 준비된 마음으로 참여하는 것이 중요하다. 철저한 시간 관리와 참여의식이 목회를 위한 목회자의 기도 훈련을 성공적으로 이끌어 갈 수 있다. 특히 목회적 기도에는 이미 우리 기독문화에 정착되어진 통성기도의 형태를 이어가는 것이 중요하다. 왜냐하면 목회는 혼자하는 것이 아니라 공동의 작업이기 때문이다. 통성기도는 이런 공동체 의식과 그리스도 안에서의 연합을 이루어주는 좋은 영성의 실천의 장이 된다. 목사는 이런 목회적 기도의 강조를 통해 기도의 깊은 경지에 평신도들과 함께 나아갈 수 있다.

반면, 목회자는 평신도들과 함께 하는 목회적 기도모임에 만족하여서는 안된다. 목회자는 자기자신의 기도시간을 따로 가져야 한다. 목회적 기도시간과는 구별되는 자신의 영성개발과 깊이에의 노력이 있어야 한다. 이 부분이 충만하여지면 개인의 하나님과의 관계가 긴밀하여진다. 목회자의 영성이 충만하면 목회기도가 더 큰 탄력을 받게 된다. 우리 신앙의 선조들 뿐 아니라 서구의 신앙의 선조들도 개인의 영성개발을 위하여 각자가 처한 문화와 삶의 여건속에서 끊임없이 하나님을 찾아 정진하는 모습을 기독교 역사에서 볼 수 있다. 특히 관상기도(contemplative prayer)는 목회자의 기도생활을 풍부하게 할 수 있는 많은 장점을 가지고 있다. 물론 관상기도도 너무도 다양한 형태를 가지고 있다. 왜냐하면 각자의 상황에서의 영성신학과 인간에 대한 이해, 그리고 그 실천적 방법이 조금씩 상이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관상기도의 일반적인 연습을 실천해봄으로 통성기도와는 다른 기도의 경지에 나아갈 수 있다. 이 관상기도는 특별히 목회자 개인의 영성을 풍성케 하는데 크게 기여할 수 있다. 여기서는 우리가 실행해 볼 수 있는 관상기도의 몇 형태들을 제시함으로 기도 훈련의 다양성과 그 다양한 접근의 방법들을 생각해 보기로 한다.

호흡 - 호흡을 규칙적으로 함으로 자신의 내면을 살피는 관상기도의 기초
방법 :
1. 편안한 자세를 취한다.
2. 자신의 신체의 각 부분의 상태를 느낀다.
3. 숨을 깊게 마시고 잠시 멈추었다가 완전히 내뱉는 것을 반복한다.
4. 호흡과 함께 자신의 내면을 느낀다.
5. 다시 자신의 신체의 각 부분의 상태를 느낀다.
6. 주변의 환경을 느끼며 처음으로 돌아온다.
* 호흡을 위한 특별한 방법, 즉 복식호흡 같은 특별한 방법을 써도 상관없지만, 편안하게 그저 호흡함으로 이 기도를 이룰 수 있다.

Examen - 하루를 돌아보는 기도의 형태로 어떤 순간에 하나님의 임재를 느끼고 감사할 수 있었나, 혹은 어떤 순간이 나를 하나님의 임재로부터 멀리하였나를 돌아보는 잠자기 전의 기도 형태이다.
방법 :
1. 촛불을 켜고 바른 자세로 호흡한다.
2. 자신의 하루를 돌아보며 가장 하나님의 임재를 크게 느낀 순간과 가장 어려움을 느낀 시간들을 돌아 본다.
3. 그 시간들을 반복하여 생각하면서 하나님께 대한 감사를 고백한다.
4. 다시 호흡하면서 처음의 상태로 돌아온다.

Lectio Divina - apophatic prayer(무념무상의 기도)의 한 종류로 성경과 함께 하는 기도이다. 성경을 읽고 난 후 단어나 문장 혹은 상징과 의미에 집중함으로 모든 이미지와 생각을 제거함으로서 no-thing-ness를 경험하는 기도이다. 불교와 다른 점은 불교에서는 nothingness를 대상화 할 수 없는 것으로 말하고 있지만 기독교 apophatic 기도 전통에서는 nothingness가 기도의 대상과 목적이 된다. 4세기 사막교부인 카시안(Cassian)은 이를 하나님 경험을 위한 부정의 길이라고 표현한다. Benedictine 수도회의 전통에서 강하게 나타났던 기도방식이다. 현대사회에서 실천하기 힘든 기도방식이지만 훈련이 잘되면 무척 깊은 영적인 체험을 할 수 있는 기도 방식이다. 여러 가지 방법이 있으나 여기서는 간단한 방법만을 소개한다
방법 :
1. 바른 자세로 호흡한다.
2. 성경을 펴고 적절한 구절을 읽는다.
3. 몇 번을 반복하여 집중하여 읽는다.
4. 그곳에 나온 단어, 구절, 상징 등, 그 중의 하나를 선택한다.
5. 선택한 것을 반복하여 읽거나 집중한다.
6. 반복과 집중을 통하여 아무 것도 없음에 이른다.
7. 다시 호흡하며 처음의 상태로 돌아온다.

Jesus prayer - Centering prayer의 한 방식으로 동방 정교회에서 널리 사용되는 기도 형태이다. 마태복음 9장에 나오는 두 소경이 “다윗의 자손 예수여, 자비를 베푸소서”라고 외친 것으로부터 파생된 이 기도의 유형은 “Jesus Christ, the Son of God, have mercy on me'라는 기도를 끊임없이 반복함으로 쉬지 않고 기도하기를 실행하기 위한 기도이다. 이 기도의 형태는 쉬지 않고 기도함의 문자적 실천을 위해 신앙의 선조들이 실천했던 기도의 모습이다.
방법:
1. 자신의 내면과 주변을 언제나 주의 깊게 살핀다.
2. 잡념이나 쓸모 없는 상상이 자신 내면에 나타날 때 예수 기도를 실천한다. 또한 운전중이거나 자투리 시간에도 끊임없이 예수기도를 실천한다. “예수 그리스도, 하나님의 아들이시어, 나에게 자비를 베푸소서.”
3. 끊임없는 반복이 기도의 핵심이다.
4. 새벽에 성경을 읽으며 그날의 짧은 기도를 만들 수도 있다.

Kataphatic prayer - 예수회 창시자 로욜라의 기도 방법으로 성경을 읽고 그 이미지를 생각하면서 자신을 투영시켜 하나님의 임재를 체험하고자 하는 관상기도의 한 형태이다. 특히 영상문화에 익숙해져 있는 젊은 층에게 효과가 크다.
방법 :
1. 자세를 바로하고 촛불을 켠다.
2. 호흡으로 내면을 집중시킨다.
3. 성경을 펴고 적절한 구절을 읽는다.
4. 성경 읽기를 몇 번 집중하여 반복한다.
5. 그 구절의 장면을 상상한다.
6. 그 상상의 장면 중 한 인물이나 사태에 자신을 동일화시킨다.
7. 그것을 통해 주변 인물들과 혹은 예수님과 대화하거나 주변을 느껴본다.
8. 대화와 느낌에 집중한다.
9. 다시 호흡으로 자기자신에게 돌아온다.
10. 눈을 뜨고 자기 주변을 느끼며 처음으로 돌아온다.

Labyrinth - 미로를 걷는 기도의 형태로 예배당 입실 전 혹은 수련회에서 할 수 있는 기막힌 기도이다. 장치가 없을 때에는 산책길을 이용해도 된다. 국토순례, 등산에도 적용할 수 있다. 침묵은 기본사항이다. 자신을 돌아보면서 하나님을 만날 수 있는 기도형태이다.
방법 :
1. 주변에 집중하며 길을 걷는다.
2. 떠오르는 생각이나 느낌에 집중한다.
3. 하나님의 임재와 자연과의 관계를 생각해본다.
4. 혹은 그냥 걸으며 느낌에 집중한다.

이상과 같은 기도의 방법들은 우리에게 익숙치 않은 기도의 모습이지만 모두가 기독교 역사에서 중요하게 수행되었던 기도의 모습임을 기억해야 한다. 특히 이런 관상 기도는 철저한 성화의 삶이 선행되지 않고는 기대할 수 없는 기도이다. 자기 단순화와 하나님에 대한 사랑의 우선성 없이는 감당할 수 없는 기도이다. 때문에 목회자들에게는 꼭 필요한 기도의 모습들이 아닌가 생각된다.
통성기도를 통한 목회적 기도에의 성실한 참여와 목회자 개인의 영성을 훈련하기 위한 관상기도의 실천은 영적 지도자로서의 목회자에게 필요한 기도의 장이다. 사회적으로 무시당하고 인정받지 못하는 기독교의 가장 큰 문제점은 체험이 없고 감동이 없다는 것이다. 기도의 올바른 훈련이야 말로 영성이 바로선 평신도를 길러내는 목회자의 숙제이다. 목회자들 스스로가 기도의 훈련에 힘써야 하고, 그런 체험들을 평신도들에게 전해주고 훈련시켜야 한다. 그것이 우리 목회의 희망적인 한 길이 될 수 있기를 바란다.


추천도서
류기종. 기독교 영성. 은성, 1997.
Funk, Mary Margaret. Thoughts Matter: The Practice of the Spiritual Life. New York: The Continuum Publishing Company, 1997.
Kaisch, Ken. Finding God: A Handbook of Christian Meditation. New York: Paulist Press, 1994.
Levko, John. Cassian's Prayer for the 21st Century. Scranton: The University of Scranton Press, 2000.
Mursell, Gorden. ed. The Story of Christian Spirituality. Minneapolis: Foryress Press, 2001.
Paulsell, William O. Rules for Prayer. New York: Paulist Press, 1993.
Edwards, Tilden. Living in the Presence: Spiritual Exercises to Open Our Lives to the Awareness of God. San Francisco: HarperSanFrancisco, 1995.




글쓴이 소개
한동수목사
서강대학교 철학과 및 동 대학원 졸업(B.A, M.A.) 감리교신학대학교 대학원 졸업(M.Div.)
클레어몬트 신학대학원(D.Min. 과정중)
현재 미국 Thousand Oaks KUMC 담임목사

'신학자료 > 8.목회학 자료' 카테고리의 다른 글

포악한 자를 이기는 영적인 힘  (0) 2008.03.26
목회자의 자기관리  (0) 2008.03.26
목회자의 금기사항  (0) 2008.03.26
리더십과 목회 메트릭스  (0) 2008.03.26
[스크랩] 성경 사전 주석 모음  (0) 2008.03.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