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고령 나무, 1400살 넘은 ‘두위봉 주목

2007. 11. 30. 21:50일반자료/1.일반자료

국내 최고령 나무, 1400살 넘은 ‘두위봉 주목

[한겨레] 우리나라에서 가장 나이 많은 나무는 어디에 있고, 몇살일까?

문화재청에 등록돼 있는 천연기념물 가운데 1천살 안팎으로 추정되고 있는 나무는 10여그루다.

가장 오래된 나무는 ‘살아 천년, 죽어 천년’이라는 명성에 걸맞게 강원도 정선군 사북읍 사북리에 있는 ‘두위봉 주목’(사진)이다. 무려 1400살이 넘는 것으로 추정된다.

경기 양평 용문사 은행나무, 강원 영월 하송리 은행나무, 충남 금산 추부 행정 은행나무와 보석사 은행나무, 강원 삼척 도계 긴잎 느티나무, 제주 표선 성읍 느티나무·팽나무, 경남 창원 읍내리 은행나무, 충북 괴산군 읍내리 은행나무 등도 1천살이 넘었다.

지리산 주목과 속리산 정이품송 등은 600살 정도로 보고 있다.


전남 진도 비자나무(600살), 경남 김해 신천리 이팝나무(600살), 서울 종로 삼청동 등나무(750살), 전북 진안 은수사 청실배나무(640살), 충북 청원 강외 음나무(700살) 등은 같은 종 가운데 최고 수령으로 꼽힌다.

충북도 산림문화박물관 최도원 학예사는 15일 “나무 나이는 생장추 측정 등으로 가늠할 수는 있지만 정확한 나무의 나이는 잘라서 세 봐야 한다”고 말했다. 수백년 이상 된 나무의 나이는 추정이지 아주 정확하지는 않다는 뜻이다.

우리나라는 나무를 신성시해 온 전통이 있어 나무들마다 뜻깊은 전설·설화를 많이 간직하고 있다. 전설의 왕은 단연 용문사 은행나무다. 신라 때 마의태자가 나라 잃은 설움을 안고 금강산으로 가다 심었다는 이야기가 전해져 온다. 의상대사가 짚고 다니던 지팡이를 꽂은 것이 자랐다는 설도 있다. 이 은행나무는 자르려고 톱을 댔더니 피가 나고, 정미의병 때 불을 질렀는데 타지 않았으며, 고종이 숨졌을 때는 가지가 부러졌다는 전설도 전해져 온다. 조선 세조가 법주사에 갈 때 가지를 들어 벼슬을 받은 속리산 정이품송과 함께 ‘지체 높은’ 나무로 통한다.

금산 보석사 은행나무는 1945년 광복때, 50년 한국전쟁 때, 92년 가뭄 때 등 나라의 큰일을 미리 알렸다고 이곳 사람들은 전하고 있다.

금산 행정 은행나무는 정성을 다해 빌면 아이를 얻고, 밤중에 머리 둔한 아이를 나무 밑에 한 시간 정도 세워두면 머리가 좋아진다는 재미있는 전설도 남아 있다.

전남 강진 병영면 은행나무는 〈하멜 표류기〉 속에 나오는 큰 은행나무로 추정되고 있으며, 영월과 괴산 은행나무 등은 뱀이 살면서 동물·곤충의 접근을 막았다는 이야기가 전해진다.

오윤주 기자 sti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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