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신학교육의 20년 발전과정

2006. 7. 4. 21:37선교자료/2.중국선교자료

중국 신학교육의 20년 발전과정

간바오핑

중국 교회는 문화대혁명기에 폐쇄되었다가 1979년에 다시 문을 열기 시작했다. 이 때를 기점으로 중국 교회는 전에 볼 수 없는 급속한 성장을 보여주었다. 문혁기의 교회 폐쇄로 인하여 교회 목회인력의 절대 공백 현상이 초래된데다가, 이 후 교회 신도의 급속한 증가는 목회자에 대한 절대적 수요를 가져왔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할 뿐 아니라 하고 중국에 있는 하나님의 교회를 효과적으로 성장시키기 위해 중국 교회는 1980년부터 신학교육을 재개하였다. 현재 이미 중국 전역에 포괄적이고 다각적인 신학교육 체계가 초기 정착단계에 들어섰다(여기에는 '신학교육을 어떻게 정의할 것인가’하는 문제도 포함되어 있다).
현 상황으로 보건대, 전체 신학교육 체계가 부단히 완벽해지는 속도와 그 교육능력의 증가 속도는 이미 교회의 성장속도 및 목회인력에 대한 교회의 수요증가 속도를 초과한 것으로 판단된다. 그 중 4가지 방면을 중국 교회의 특성에 적용할 수 있다.

첫째, 신학적인 각도에서 논할 때 중국 그리스도인의 신앙은 사도신경과 니케아 신조에 기초하며, 외국 복음주의 계열에서도 보수에 속한다. 이로 인해 지금까지 중국의 신학교육은 신학 자체보다는 성경 연구에 중점이 두어졌으며, 각 신학교의 개설 목적도, 다양한 신학이론보다는 설교법을 가르치는 데 있었다. 따라서 신학과정이 일반적 이해의 수준에 그칠 뿐, 연구단계에는 이르지 못하였다. 말하자면 중국 신학교육의 첫 번째 특성은 ‘실용성’이라고 볼 수 있다. 특히 1년제 신학교육 과정이 기층 교회의 큰 환영을 받고 있는데, 이것은 이러한 단기 간의 교육과정을 통해 기층 교회가 필요로 하는 수요인력 가운데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설교자들을 신속하게 배출함으로써, 교회 사역에 대한 인력 수급의 필요를 채우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최근 들어 이러한 경향에도 변화가 일어나 수많은 신학교들이 차츰 신학에 대해 관심을 높이고 있다.

둘째, 중국의 교회는 교파 구분의 시기를 넘어섰으며 신학교육도 이러한 특징을 지닌다. 과거 전통적이고 종파적 특성을 가지는 관점의 차이들은 상호존중의 원칙 하에 약화되고 있다. 그러므로 동일한 신학교나 성경학교 내에 다른 교파 배경 혹은 다른 신학적 입장을 가진 교수들이 있는 경우가 있다. 이러한 상황은 때로 판이한 신앙경력과 다양한 신앙의 배경을 지닌 학생들이 각자 자신들의 필요를 채우기에 더욱 유리하게 만들었다. 물론 이는 중국 내 소규모 교회들의 생존과 복음전파에도 적합하다.

그러나 이러한 상황은 보수 복음주의적 신앙의 그리스도인들이 교의적 관점에서 자기 신앙의 특징을 확인하는 데 어떠한 도움을 줄 수 있는가 하는 문제에 있어서는 우리가 관심을 기울여 볼 만 하다. 개방된 교회라면 보다 쉽게 적응할 수 있고 또 이러한 상황을 필요로 할 수 있겠지만, 문제는 사람들이 자기의 생명과 불가분한 문제를 일관되게 초연한 자세로만 바라보지는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특히 국내외 교회들의 교류가 증가하면서 일부 해외 교회들은 과거 중국에 존재했던 교파를 다시 회복시키고자 도모하고 있다. 따라서 종파를 초월하여 훗날 하나로 통합될 수 있을지도 모를 중국 교회의 상황을 오히려 복잡하게 만들어 힘들게 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셋째, 중국 신학 교육 가운데 토착화는 큰 주제 이다. 토착화의 목적은 중국 교회가 중국의 서양종교가 아닌 중국적인 교회가 되게 하는 것이다. 삼자운동은 이러한 토착화를 실현하는 표현이라고 할 수 있다. 토착화는 다른 한편으로는 문화의 문제이기도 하다. 다시 말해서 세상을 향한 그리스도의 복음이 어떻게 하면 중국에서 중국 문화를 통해 완전하게 표현되느냐 하는 것이다. 그러나 토착화의 노력에 대한 현재 사회의 저항은 비교적 큰 편이다. 한편으로는 중국의 개방이 점차 확대되면서 중국 전통문화와 서양문화가 서로 만나고 있는데, 이것은 문화교류와 상호보완이라는 좋은 기회가 되고 있다. 하지만 어떤 이들은 ‘서양식은 곧 기독교’로 이해하여 만약 기독교에 ‘서양식’이 배제되면 더 이상 기독교가 아닌 것으로 인식하고 있다.

다른 한편으로는 최근 몇 년 동안 경제개혁이 가속화되고 놀라운 경제성장과 생활수준이 개선되면서, 많은 사람들이 판단력을 상실한 채 금전, 기술 등의 문화를 물질 번영의 잣대로 여기게 되었다. 이러한 사회 환경에서 교회가 그 영향을 받지 않을 수 없었다. 하지만 주님께 감사한 것은 2년 전부터 점점 많은 사람들이 냉철하게 중국의 전통문화에 대해 새롭게 사고하기 시작하였다는 점이다. 이것은 토착화를 위한 교회의 노력에 좋은 환경을 제공하였다. 그러나 토착화 과정에서 때로는 잘못된 방향이 설정되기도 했으며, 오해가 야기되기도 하였다. 예를 들면 옛 문화 형식의 복원에만 중점을 두어 외형적으로만 기독교가 중국문화의 특색을 가지도록 시도하는가 하면, 기독교 사상과 중국의 옛 성현의 사상을 상호 비교하여 모종의 논의를 증명한다든가 하는 것들이다.

넷째, 상황화는 중국 신학교육의 또 다른 문제이다. 한 사람의 신학적 사고의 결과에는 반드시 그가 신학적 사고를 진전시켰던 주변상황과 관련이 있다. 우리는 반드시 우리 자신의 상황에 근거한 신학적 사고가 필요하다. 초대교회 시기에 복음을 헬라문화적 상황과 접목시킨 사도들의 신학 해석을 통하여 기독교가 비단 헬라인뿐 아니라 세계로 향할 수 있었던 것이다. 이와 마찬가지로 중국 교회는 경제개혁을 수행하고 있는 사회주의 국가인 동시에 찬란한 역사, 문화 전통을 가진 대국 안에 있는 작은 교회이다. 또한 중국 교회는 과거에 이미 교파를 초월하였으나, 오늘날 다시 교파 분열의 도전을 받는 위기에 처해 있다. 이러한 모든 것들이 중국 교회가 처한 상황적 특성이다. 우리들의 신학교육은 이러한 구체적 상황과 결코 분리될 수 없기 때문에, 바로 이러한 특수한 상황 속에서 중국 교회의 독특한 신학교육 체계를 형성하게 된 것이다. 일부에서는 이러한 신학의 상황화에 대해 반론을 펼치는 사람들도 있다. 이들은 상황화는 현상에 대한 어쩔 수 없는 반응에 불과하다고 생각한다. 대부분 이러한 견해는 성경 자체로부터 하나님의 뜻을 이해해야한다는 것을 강조하는 것 같다. 그러나 인간이 구체적인 현실 상황으로부터 분리되어 하나님을 인식할 수 있는 가능성을 갖고 있는지에 대해서는 사실 의심스럽다.

중국 교회 건설의 끊임없는 자기완성에의 노력에 상응하여 중국의 신학교육 역시 점차적으로 제도화되고 정규화 되어가는 추세이다. 이러한 체계가 완전한 것은 아니지만, 과거 잠정적인 성격을 가졌던 많은 교육센터들이 점차 정규 신학과정으로 바뀌어가고 있다. 물론 앞으로 우리가 해야 할 일들이 아직도 많이 남아 있지만, 하나님께서 중국에 특별한 증거와 은혜를 주실 것을 믿는다. 우리는 지금 지난날의 선배들이 완주하지 못했던 길을 가고 있는 것이 아니라, 그들이 한번도 가보지 않은 길 위에 서 있는 것이다. 우리는 하나님의 인도하심을 신뢰한다.

※ 이 글은 1999년 2월 미국 로스엔젤레스에서 열린 〈중국 교회 사역 세미나〉에서 간바오핑( 保平) 목사가 연설한 내용을 발췌, 정리한 것이다.

출처/ 「전망중화(展望中華)」 1期, 99. 4/5월호, 福音證主協會
번역/ 이성민·중국어문선교회 연구부 간사
중국을 주께로 2000. 5,6월호에서 전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