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대간 아들과 엄마의 편지

2006. 1. 25. 23:09일반자료/7.유머·재미있는 글



이등병때)


부모님 전상서

북풍한설 몰아치는 겨울날 불초소생문안 여쭙습니다.

저는 항상 배불리 먹고 잘 보살펴 주는 고참들 덕분에 잘 지내고 있습니다.

걱정하지 마시고 대한의 씩씩한 남아가 되어 돌아갈 때까지 잘 지내십시오.


(엄마의 답장)


사랑하는 아들에게

군대 가고 소포로 온 네 사복을 보고 밤새 울었다.

추운 날씨에 우리 막둥이 감기나 안 걸리고 생활하는지 이 엄마는 항상 걱정이다.

집안은 모두 편안하니 걱정하지 말고 씩씩하게 군 생활 하길 바라마.



(일병때)


어머니에게

힘든 훈련이 얼마 안 남았는데 어제 무좀 걸린 발이 도져서 걱정입니다.

군의관에게 진료를 받았더니 배탈약을 줍니다.

용돈이 다 떨어졌는데 보내주지 않으면 옆 관물대를 뒤질지도 모르겠습니다.


(엄마의 답장)


아들에게

휴가 나와서 네가 쓴 용돈 때문에 한 달 가계부 정리가 안된다.

그래도 네가 잘 먹고 푹 쉬고 돌아가는 모습을 보니 기분은 나쁘지 않구나.

다음번 휴가 나올 땐 미리 알려주기 바란다.

돈을 모아놔야 하거든.

그리고 군복 맟추는 값은 입금 시켰으니 좋은 걸로 장만해라.(아빠 군대 때는 그냥 줫다던데...)


(상병때)


엄마에게

왜 면회를 안 오는거야!

어제 김일병 엄마는 먹을 거 잔뜩 싸들고 내무실에 풀고 외박 나가서는 회도 먹었다더라.

엄마는 어떤땐 내 친엄마가 아닌 것 같애.(투덜투덜...)


(엄마의 답장)


아들아! 수신자 부담 전화는 이제 그만 하기 바란다.

어째서 너는 군 생활을 하면서 전화를 그렇게 자주 할 수 있는지 모르겠다.

그리고 무슨 놈의 휴가는 그렇게 자주 나오냐.

누굴 닮아 저 모양이냐고 어제는 아빠와 둘이 피터지게 싸웠다.

내가 이겨서 너는 아빠를 닮은것으로 결정났다.


(병장때)


어떻게 군 생활을 지금까지 했나 용해.

보내준 무쓰가 다 떨어졌으니 하나 더 보내줘.

헤어스타일이 영 자세가 안 잡혀

어제는 내가 몰던 탱크가 뒤집어져서 고장났는데 내가 고쳐야 된대.

1000만원이면 어떻게 할 수 있을 것 같은데...


(엄마의 답장)


네 보직이 피엑스병이었다는 진실을 이제서야 알아냈다.

그동안 탱크 고치는데 가져간 돈은 좋은말로 할 때 반납하기 바란다.

가정형편이 어려우니 말뚝 박아서 생활해 주면 좋겠다.

네가 쓰던 방은 어제부터 옷방으로 쓰고 있다.

벌써 26개월이 지나간 걸 보니 착잡하기 그지 없다.

'일반자료 > 7.유머·재미있는 글' 카테고리의 다른 글

내시들의 노조  (0) 2006.03.19
  (0) 2006.01.26
재미있는 지하철역 이름  (0) 2006.01.21
재미있는 지하철역 이름  (0) 2006.01.21
화나고 속상할땐  (0) 2006.01.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