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가 행복해지는 양보

2008. 4. 12. 12:08일반자료/6.좋은글 자료

여자 친구와 버스를 타면 머피의 법칙처럼
두 자리가 남는 좌석은 없습니다.
버스통로를 사이에 두고
손만 잡고 가는 상황이란
겪어보지 않은 사람은 모르는 난감함입니다.

서울에서 인천으로 퇴근을 하면서
몇 안 남은 빈자리에 앉았습니다.
이어서 다소 어려보이는
커플이 버스에 올라탔습니다.
둘은 잠시 망설이더니
남자는 앞자리에 여자는 두 칸이나
뒷자리에 앉았습니다.
남는 자리가 그 것 뿐이었기 때문입니다.

저는 그 모습을 보고
심각한 고민을 하게 되었습니다.
피곤한데 그냥 모른 척 하고 갈까?..
말을 꺼내볼까?..
버스는 한참을 달리고 있고
눈을 감고 억지로 잠을 청해 봐도
오늘따라 버스가 유난히 흔들립니다.

몇 분을 고민 끝에 제 옆에 앉으신
여성분에게 말을 꺼냈습니다.
"혹시.. 남자친구 있으세요?"
"네? 아.. 예.. 그런데요?"
여성분은 조금 놀란 눈치였습니다.

"다름이 아니고요.
저기 커플이 따로 떨어져 앉아서
저희가 양보하면
저 커플이 같이 앉을 수 있을까 싶어서요..
혹시 그러실 의향이 있으세요?"

저는 늘 그렇듯이 아나운서의
인사멘트처럼 익숙하게 물어보았습니다.

"아.. 예.. 그러세요.."
여성분은 다행이도 승낙을 해주었습니다.

저는 커플 중 남자 분에게 말을 걸었습니다.
"여자 친구랑 이쪽에 앉으세요."
남자는 다소 놀란 눈치였습니다.
무슨 일인지 고개를 내밀어
남자친구를 보는 여자 분에게도
"여기에 두 분이 앉으세요."
하면서 자리에서 일어났습니다.

제 옆에 앉아계시던 여성분도 일어나시고
버스는 잠깐 혼란스러웠습니다.
이렇게 그 커플은 팔짱을 끼고 같이 앉게 되었습니다.

저는 바꾼 자리에 앉으면서
늘 그렇듯이 어색하고 약간은 민망했습니다.
그래도 눈을 감고 생각해보면 기분은 참 좋습니다.
적어도 네 명은 행복해지는 일 아닐까요?
버스에 탄 승객들 모두가 행복해지는 일일 수도 있고요.

"저기요.. 감사합니다."
고속도로에서 벗어나서 맨 처음 내리는 저에게
커플의 남자분이 웃으면서 인사를 합니다.
저도 웃으면서 목례만 했습니다.


- 이 수 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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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명의 용기로 인해
마음을 훈훈하게 만드는 양보

요즘처럼 각박하고 메마른 세상
이렇게 마음으로 세상을 살아가는 분들이 있기에
세상은 아직 살만 한 것 같습니다.





- 양보는 자신의 인격을 도야시킨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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