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지만 귀한 일♤
사람은 일상에서 지극히 작은 것에 감동받는
경우가 있게 마련입니다. 엊그제 나는 아침
좌석버스를 탔습니다.
러시아워라 모든 좌석은 이미 다 찼고
나는 다른 승객들과 함께 서 있었습니다.
그런데 내 앞에 앉아 있던 한 30대 젊은이가
벌떡 일어서더니 나에게 공손히 자리를 양보합니다.
내가 정중히 사양하자 그는 아예 몸을
다른 곳을 바라보고 섰습니다.
나는 가끔 이런 예의바른 젊은이들을 볼 때마다
내가 그렇게 늙어 보이나 하는 마음이 들어 내심
조금은 허전하기도 하고 또 한편으로는 세상이
강퍅해졌다고 하지만 아직도 이렇듯 선량한
마음씨를 지닌 젊은이가 있다는 사실에 마음이
뿌듯해짐을 느낍니다.
나는 그 자리에 앉아 잠시 생각에 잠겼다가
등을 돌리고 서 있는 그에게 “혹시 명함이라도…”
하며 말을 건넸습니다.
그러자 그는 순종하는 모습으로 지갑에서
예쁜 명함을 한 장 꺼내주었습니다.
명함에는 “IFF 향료영업부 과장 박주형”이라고
적혀 있었습니다.
우리는 서로 말없이 미소 지었습니다.
아름다운 그의 미소가 지금도 눈에 선합니다.
그는 곧 나의 사랑의편지를 받게 될 것입니다.
- 여운학 / 사랑의편지 발행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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