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래터

2007. 12. 8. 23:43일반자료/7.유머·재미있는 글

 


10년 수도 끝에 우화등선하게 된 신선이 하늘을 날면서

빨래하는 여인의 노출된 다리를 보고 추락했다는 설화가 있다.

한강을 오르내리는 뱃사공들의 불문율로 강변 빨래터는 반드시

우회하는 것이 관례가 돼있었음도 바로 그 때문이었다.

요즈음이야 노출시킨 여인의 팔다리가 시선을 끄는 유혹을 상실한 지 오래지만,

온몸을 가리고 장옷으로 얼굴마저 가리고 살았던 옛날에는 포동포동한 팔다리의

노출은 가히 하늘을 나는 신선까지 추락시킬 만큼 충격적이었다.

그 한강의 소문난 빨래터가 지금 광나루 아랫바람들이에 있는 세고탄이다.

빨래하는 여인과 연고가 있어 그런 여울 이름을 얻었던 것이다.


조선조 초기의 문인 서거정이 세고탄을 읊은 시가 있는데 이런 내용이다.


'강가에서 빨래하는 색시 얼굴 꽃만 같은데

아침에 하얀 발을 씻으니 눈빛 같이 부시고

저녁에 하얀 팔을 씻으니 서릿발같이 부시다.

아침저녁으로 씻고 씻으니 심알도 맑았더라.

그 소담한 자태 물 위에 비치니

소아(달에 사는 선녀)도 깨끗함을 사양하고

강비(강에 사는 선녀)도 부끄러워하리.'


지금은 어딜가도 빨래터를 구경할 수 없다.

사실 빨래터는 우리네 여인들이 간밤의 평안을 확인하고

마을의 대소사에 관한 정보를 주고받던 마당이다.

더불어 금남의 구역인지라 왁자한 외설이 낭자하던 섹스어필의 지대였다.

해서 총각들이 흘끔거리는 장소였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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