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 9. 15. 00:10ㆍ목양자료/2.설교자료
신자들 입맛에 맞는 `코미디' 설교 “반쪽 설교”
■ 오늘날 회개를 촉구하는 설교, 왜 사라져 버렸는가? ■
<들소리신문>2007-09-03 (월) 10:50 양승록 기자
설교전문저널 〈헤르메네이아 투데이〉 최근호 ‘회개’에 대한 심층적 접근, 대안 제시
회개를 촉구하는 설교가 과연 교회 부흥의 걸림돌이 되는가.
왜 요즘 회개를 촉구하는 설교를 찾아보기 힘들까.
매주 몇 번씩 전해지는 설교의 진정성을 살펴본다면, 한국에서 전해지는 목회자의 설교는 몇 점을 줄 수 있을까.
회개 설교야말로 교인들에게 부담을 주는 것이므로 교회 부흥을 위해 회개는 삼가야 하는 주제 가운데 하나이기 때문에 설교자들 사이에 팽배해 있는 현실의 의식이 정당한 것인지에 대한 심층적인 분석이 설교전문저널인 〈헤르메네네이아 투데이〉 최근호에서 다뤘다.
합동신학대학원대학교 정창균 교수는 “교회역사에 있어서 교회의 부흥기에는 하나같이 하나님의 말씀이 강단에서 힘차게 선포되던 시기였다는 통찰을 전제로, 오늘날 한국교회가 직면하고 있는 위기 상황의 본질을 설교의 위기로 규정하고 그로부터 침체의 취기를 극복하고 부흥을 이루는 해결책을 제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 교수는 “교회가 힘있게 부흥할 때는 하나님의 말씀이 힘있게 선포되는 설교가 있었고, 힘있게 선포되는 그 설교들의 핵심에는 담대한 회개의 촉구가 있었으며, 그러한 메시지에 부응하여 엎드려 회개하는 성도들이 있었다”고 설명하면서, “오늘날도 설교자들이 회개를 촉구하는 그 책임을 걸머지고 있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을 촉구했다.
조직 신학적 입장에서의 회개를 다룬 정승원 교수(합동신대원대)는 많은 교회들이 믿음은 강조하지만 회개는 멀리하는 경향이 있다고 언급하면서, “믿음을 강조할 때 그 믿음이란 회개가 포함된 믿음인데, 사실 강조되는 그 믿음은 대체적으로 회개와 거리가 먼 믿음”이라며, 그 이유는 회개와 믿음을 별도로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회개와 믿음을 따로 생각할 때 아무래도 회개는 가능하면 멀리하게 될 것이고, 믿음만 강조될 것이다. 그러나 회개가 없는 믿음은 불가능한 것이다.”
정 교수는 우리가 가지는 믿음은 내용도 없이 어떤 심리적 확신에 근거한 것이 아닌, 내용이 있음을 강조한다.
그것은 바로 ‘그리스도의 십자가’이다.
이 십자가는 승리를 상징하기에 앞서 죄에 대한 심판과 죄에 대한 혐오와 죄에 대한 탄식을 상징하는 것, 즉 회개를 상징하는 것임을 설명한다.
십자가에는 회개가 전제돼야 하고, 동시에 십자가의 능력과 은택을 얻기 위한 믿음이 동반돼야 한다는 것이다.
정 교수는 “예수 그리스도의 대속을 회개 없이 믿음으로만 받게 되면 오히려 우리의 죄인 됨의 심각성이 간과될 수 있고 또한 깊은 감사를 하지 못할 수도 있다”고 우려하면서, “믿음과 회개는 뗄 수 없고 믿음에는 반드시 회개가 동반돼야 한다고 하는 것은 믿음의 은혜적이고 복음적 특성을 깎아내리는 것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정 교수의 이런 지적은 현재 우리 신자들 속에서의 회개와 믿음과의 관계가, 그리고 목회자들의 회개에 대한 이해가 얼마나 왜곡되어 있는지를 짚는 대목이다.
“사실 우리가 저지르는 모든 범죄에 대해 100% 회개할 수도 없다.
자신의 죄가 무엇인지도 모를 수도 있다.
참된 회개는 자신의 의를 드러내고 스스로의 평안함을 얻기 위해 하는 자기 중심적 행위가 아니다.
믿음이 비록 우리의 것이 되지만 믿음의 원천은 우리와 상관이 없고 믿음은 전적으로 하나님으로부터 오는 선물인 것처럼 회개 역시 행위라기 보다는 선물이요 은혜다.”
회개는 단순히 자신의 죄를 제거하거나 마음의 평안을 얻고자 하는 수단이 아니라고 정 교수는 강조한다.
회개는 바로 그리스도의 ‘은혜를 나누는 방편’이라는 것이다.
“그리스도를 영접하는 단 번의 회심이 ‘단번의 성화’와 연결된다면 매일매일의 회개는 ‘진행적 성화’와 연결된다.”
비록 회개를 한 후 또 같은 죄를 짓는 것 때문에 회개로 나가는 길이 망설여지기도 한다.
그러나 정 교수는 “그렇다고 해도 계속 회개를 해야 하며, 이러한 회개를 가식이요 거짓이라고 할 수 없다.
오히려 다시는 죄를 짓지 말아야겠다고 결심하고 매달리고 기도하지도 않으면서 또 회개하면 된다고 하며 같은 죄를 일부러 짓는 것이 가식이요 거짓”이라고 강조한다.
그러면서 그는 “진정으로 회개하는 사람에게는 변화가 있다. 왜냐하면 그리스도께서 회개함을 주시는 것이요 성령께서 내주하시기 때문”이라고 ‘회개’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설교학적 입장에서의 회개’를 맥락으로 풀어간 김운용 교수(장신대)는 ‘무엇 때문에 설교하는가’를 묻는다.
그러면서 “설교는 그것을 통해 무엇인가를 청중들과 함께 행하는 것(What to do)”이라면서 “아무리 긍정적인 결과를 낳았다 하더라도 합목적성에서 벗어날 때 그것은 바른 것이 될 수 없으며, 바른 목적을 지향하고, 그것을 따라 바로 수행하지 못했다면 그것은 바른 설교라 할 수 없다”고 정의했다.
김 교수는 감동이 있는 설교, 강한 설득력이 있는 설교를 하는 것은 중요하고, 그렇게 하여 목양하는 교회가 부흥하여 대형교회로 성장하게 된다면 그것은 더없이 감사한 일이지만 설교사역에는 그보다 더 중요한 요소가 있음을 간과해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오늘 한국교회 설교는 상당 부분 그 본질에서 많이 벗어나 있고, 문화적 흐름들을 수용하면서 실용주의적 경향으로 치닫고 있음을 부인하기 어렵다. 시대적 흐름을 저항하기 보다는 적극적으로 수용하면서 경영학적 마인드와 적극적 사고 방식, 마인드 컨트롤과는 친한 친구가 되었고, 오락성과 기교의 측면은 가까운 이웃 사촌이 되어 있다.”
이렇게 지적하는 김 교수는 오늘날 설교는 “하나의 수단이 되고, 도구화되는 경향이 강하게 나타나고 있다”고 우려했다. “어떤 사람은 설교를 코미디화 하기도 하고, 어떻게 하면 청중들을 웃길 수 있게 하고, 재미있게 할 수 있을 것인가에 온 관심을 두는 설교자들도 있다”고 김 교수는 지적한다.
안방에서도 편안한 자세에서 아무런 부담없이 들을 수 있는 케이블 텔레비전에서 나오는 ‘코미디언보다 더 웃기는 설교자’의 설교를 들으면서 청중들은 우리 목사님도 저렇게 재미있게 설교해 주기를 바라기도 하고, 어떤 설교자들은 그런 현장의 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해 어떻게 하든 그런 설교자의 근처에라도 가보려고 유머를 연구하고, 흉내내기도 한다는 것이다.
“어떤 부흥사들은 아예 코미디언이나 종교적 엔터테이너로 처신하기도 한다. 그러나 설교는 결코 사람을 즐겁게 하는 코미디는 아니다.”
김 교수는 세태가 이렇다 보니 설교자는 “자연히 사람들이 듣기 싫어하거나 부담스러워하는 메시지는 회피하게 된다. 예컨대 죄의 문제, 심판^지옥^이혼^십일조 문제 등 다소 부담스럽고 민감한 주제들은 피해가는 경우가 있다”고 지적하면서 “만약 그렇게 하고 있다면 반쪽 복음만 전하고 있고, 예레미야 시대의 거짓 선지자들의 모습과 흡사해지는 것”이라고 경고했다.
“설교는 청중들에게 부담스러운 메시지는 피하고 그들이 듣기 원하는 메시지만을 전하는 것은 결코 아니다. 이 시대가 마땅히 들어야 할 하나님의 말씀을 전하는 것이다. 때로 그 일은 목숨을 걸어야 하는 일이고, 많은 대가를 지불해야 하는 일이었지만 그것을 당연한 것으로 알고 메시지를 전해야 한다.”
김 교수는 “기독교의 설교가 단순히 교회의 외형을 키우고 현세적인 기준으로 금자탑을 쌓으려 하면 복음의 진수는 상실되고, 이 세상을 깨워 하나님 앞에 세우는 말씀 선포의 기능 대신 인간적 강화(講和)나 처세술 강의로 전락하게 된다”고 우려했다.
그는 “회개를 지향하는 설교는 이 세상을 구원하시려는 하늘 아버지의 마음을 온전히 증거하는 설교”라면서 “그리하여 죽어있는 상태 가운데 있는 사람들과 세상을 깨워서 살아있는 상태로 바꾸어가는 여정, 회개의 문을 통과하여 아버지 집으로의 귀향이 이루어질 때 하나님은 우리에게 새로운 생명과 삶을 허락하신다”고 설명하면서 올바른 방향의 설교가 얼만큼 중요한지 설명했다.
오늘날 교회가 빛과 소금의 역할을 하지 못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서 모두들 힘이 빠져있는 상황에서 강단에서의 올바른 복음 선포가 더욱 촉구되는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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