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명혁 목사, "아프간 사태는 하나님의 경고" |
과시·일방적인 선교 지양해야…'안티의 주장도 들을만한 것은 듣자' |
김명혁 목사(강변교회)가 <개혁신보> 8월 8일자에 기고한 글에서 아프가니스탄에서 벌어진 납치 사건에 대해 목회자들이 책임져야 한다고 말했다. 김 목사는 지금 상황에 대해 일일이 대응을 할 것이 아니라, 교회가 먼저 자성하고, 갱신하고 개혁하는 일에 주력해야 한다고 했다.
그는 지난 주 자신과 친하게 지내는 목회자 다섯 명과 함께 이번 사태로 인한 위기를 어떻게 대처할 것인지를 의논했다며, 이번 기회를 통해 한국교회의 우월적이고 경쟁적이고 과시적이고 일방적인 선교 방식을 겸허하고 협력적이고 조용하고 쌍방향적인 방식으로 전환하여야 한다는 데도 의견의 일치를 보았다고 말했다.
김 목사는 모임에 온 사람 중 한 명이 "이번 아프간 사건은 하나님께서 주시는 경고의 메시지인 것 같다"며 "지난 7월 8일 열린 100주년기념대회를 크게 하긴 했지만, 진정한 회개는 없었다"는 말을 했다고 전했다.
또 "안티 기독교 운동이 내세우는 주장 중에 들을 만한 주장은 듣는 게 좋겠다"며 "기독교 목회자들이 세금 내는 운동을 우리가 주도하는 것도 옳은 일"이라는 데 의견이 일치했다고 말했다.
김 목사는 그 자리에 모인 목회자들이 아프가니스탄에 가즈니주로 찾아가, 탈레반에게 인간적으로 호소를 해야 한다는 의견을 냈고, 모두 찬성해 현지로 가는 방법을 찾았으나, 이루어지지 않았다고 안타까워했다. 그는 지금이야말로 한국교회는 스스로를 반성하며 겸허한 자세를 지니도록 최선의 노력을 경주하여야 할 때라고 했다.
다음은 글 전문이다.
"무엇을 어떻게 할 것인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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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너무 어려운 때를 당했다. 바로 어제 아침 내가 평소에 가까이 지내면서 마음과 생각을 나누는 동료 목회자들 다섯 사람들이 내 방에 함께 모여서 지금 한국교회가 처한 위기적 상황을 어떻게 대처해 나아갈 것인지를 진솔하게 의논했다. 한 사람이 이런 말을 했다. "아프간 사건은 하나님께서 주시는 경고의 메시지인 것 같습니다." "지난 번 100주년 기념대회를 크게 하기는 했지만 진정한 회개는 없었습니다."
그리고 극성스럽게 발악하는 안티 기독교 운동에 어떻게 대처할 것인가를 의논했다. 안티 기독교 운동에 맞서서 싸우는 젊은이들의 운동을 교계적으로 적극적으로 지원할 것인가에 대한 이야기들이 나왔다. 교계적으로 너무 적극적으로 지원하는 것보다는 한국교회가 먼저 '자성'하고 '갱신'하고 '개혁'하고 '연합'하는 일에 주력하여야 한다는 데 의견의 일치를 보았다.
그리고 안티 기독교 운동이 내 세우는 주장들 중에서 들을 만한 것은 들어주는 것도 옳은 일이라고 생각했다. 안티 기독교 운동이 강하게 주장하는 대로 기독교 목회자들이 세금을 내도록 하는 일을 우리가 주도하는 것도 옳은 일이라는 데 의견을 모았다. 안티 기독교 운동의 잘못은 감정적 대응이 아닌 이성적 대응으로 신학적으로 합리적으로 조목조목 지적하는 것이 옳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
그리고 아프간 인질 사태를 어떻게 대처할 것인가에 대해서 의견을 나누었다. 한민족 복지대단이나 샘물교회를 비난하는 여론에 대해서 우리는 이번에 봉사단원들을 파송한 두 단체의 순수한 사랑과 봉사 정신을 지적하며 봉사단원들과 두 단체의 입장을 적극 지지하여야 한다는 데 의견의 일치를 보았다. 그러나 이번 기회를 통해 우리 한국교회의 우월적이고 경쟁적이고 과시적이고 일방적인 선교 방식을 겸허하고 협력적이고 조용하고 쌍방적인 방식으로 전환하여야 한다는 데도 의견의 일치를 보았다. 그리고 무엇보다 이번 인질 사태에 대해서 우리 목회자들이 책임을 져야 한다는 데 의견의 일치를 보았다.
누군가가 아프간의 가즈니 지역으로 달려가서 인질들의 고통에 참여하며 탈레반들에게 인간적인 호소를 하여야 한다는 데 의견의 100%가 아닌 200%의 일치를 보았다. 그리고 인질로 잡히는 것도 옳은 방법이라고 생각했다. 내가 가겠다고 했다. 사실 나는 이런 생각을 지난 한 주간 내내 지니고 있었다. 모두들 비장한 마음을 지니고 전적으로 동의하면서 비장한 기도를 함께했다.
그리고 그 일의 가능성을 사방팔방으로 타진하는데 우리 모두는 하루의 모든 시간을 다 보냈다. 그러나 서글프게도 그 가능성이 밝지는 않았다. 나는 어제 저녁 하나님께서 받으실 만한 제물들이 아직 준비되지 않았나 하는 서글픈 생각에 잠겼다.
나는 지난 주일 설교를 시작하면서 다음과 같은 말을 했다. "저는 지난 한 주간 동안 아프간 문제로 거의 모든 시간과 생각과 마음을 빼앗기고 있었습니다. 우리의 선량한 인질들이 극도의 고통과 두려움을 당하고 있는 사실을 생각하면 당장에 그리로 달려가서 그들을 위로하고 싶고 그들과 고통을 함께 하고 싶은 마음뿐입니다. 지금이야말로 우리 한국교회는 스스로를 반성하며 겸허한 자세를 지니도록 최선의 노력을 경주하여야 할 때라고 생각합니다.
지금의 사태는 기독교의 운명과 깊이 연결되고 나라의 운명과 깊이 연결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지금 기독교에 대한 비난과 조소와 공격의 글들이 쏟아지고 있는데 만약 이번 사태가 불행한 결과로 끝난다면 반미 감정과 함께 기독교에 대한 공격의 감정이 폭발할 것입니다.
나라는 극도로 혼란에 빠질 것입니다. 지금이야말로 처절한 회개의 기도가 필요한 때이고 눈물과 희생의 제물이 필요한 때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요사이 시도 때도 없이 이렇게 하나님께 호소하고 있습니다. '하나님 아버지, 저들 인질을 살려주시옵소서. 저들을 위로하시고 힘을 주시옵소서. 하나님 저를 불쌍히 여기시고 우리 한국교회를 불쌍히 여기시옵소서. 아프간 사람들을 불쌍히 여기시고 미국 사람들을 불쌍히 여기시옵소서.' 그럴 때마다 저의 가슴과 눈에서 눈물이 흐릅니다."
하나님의 긍휼하심?도우시는 은혜가 우리의 젊은이들 21명과 처절한 아픔과 슬픔에 빠진 가족들과 한국교회와 아프간 사람들과 미국 사람들과 온 세계에 임하시기를 간구한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