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기선교팀의 효과적인 활용방안 - 백운영 선교사

2007. 6. 2. 22:43선교자료/5.선교자료

단기선교팀의 효과적인 활용방안 - 백운영 선교사

들어가는 말

선교는 하나님께서 이끌어 가시며 그 시대에 맞는 특별한 방법으로 좋은 결과를 만들어 주신다. 10년 전부터 한국 교회에 유난히 강한 단기선교 바람이 불었고, 97년 IMF 때에 잠시 주춤하다가 이제 다시 활기를 띤 것을 어렵지 않게 목격할 수 있다. 지난 몇 년간의 한국교회의 단기선교의 장, 단점을 비교해 볼 때 궁극적으로 긍정적인 열매들이 더 많았던 것 같다. 특히 한국선교가 벽돌을 쌓듯이 기초를 단단히 하면서 나아온 것이 아니라 유행을 타듯이 갑작스런 붐 조성에 영향을 받은 바가 큰 고로 단기 선교는 이러한 한국적 선교에 지대한 공헌을 했다고 생각한다. 단기 선교가 없었다면 한국교회가 오늘날의 선교 열기를 유지할 수 있었을까? 단기선교의 붐이 불지 않았다면 그 많은 선교사 후보생들이 선교사로 헌신하는 결과를 맛볼 수 있었을까? 단기 선교가 없었다면 한국 교회가 우물안 개구리 식의 세계 선교 관점에서 과연 벗어날 수 있었겠는가?



필자는 사역 성격상 다양한 선교지를 다니면서 많은 한국 선교사님들을 만나보았다. 특히 최근에 파송 되어오는 선교사들 중 많은 이들이 단기 선교를 거쳐서 헌신을 했거나 헌신 후 단기선교를 통해서 선교에 관한 이해를 넓혀주어 사역을 보는 관점이 성숙했다. 이는 파송 전 훈련의 중요성을 강조하지 못한 한국적 선교의 단점을 보완해주는 역할을 감당해 왔다. 또한 선교 보고차 한국과 미국의 교회들을 방문하면서 느끼는 점은 한국 교회가 이제는 단순하게 선교사의 입에서 전달되는 보고 이상으로 선교지 상황을 알고 있고 이를 위해 구체적으로 기도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처럼 한국교회가 단기선교를 통해서 단순한 선교 후원자를 뛰어넘어 선교 동역자가 되어있는 것도 하나의 바람직한 선교발전이라고 할 수 있다.



단기 선교팀들의 자세

단기 선교를 준비하는 많은 교회가 단기 선교사역에 관해 착각하는 경우가 종종 있음을 발견하게 된다. 이것은 선교지에 관한 정보도 없이 몇 명 모아서 선교지 구경오는 식의 선교 유형을 얘기하는 것이 아니다. 그리고 이러한 유형의 선교도 시간이 가면서 점점 성숙되어가는 것을 발견하면서 이것은 한국 선교의 성장하는 하나의 과정이라고 생각한다.

그것보다 우리가 기억해야 될 단기선교의 올바른 목적과 자세가 있다. 이러한 자세의 결핍은 기도로 많이 준비하고 영혼 구원의 간절함이 있는 ‘뜨거운 교회’에서 더 많이 발견되는 것들이다. 그것은 단기 선교를 통해서 실지로 ‘선교’를 하려고 한다는 것이다. 이들은 전도라는 거창한 계획을 세우고 제한된 시간에 빨리 복음을 전하여 구원 얻게 하는 목적을 가지고 현지에 들어온다. 선교란 물론 하나님께서 주관하시기에 한달, 혹은 두 주간의 단기 선교를 통해서 의외의 사역적 성과를 거두는 경우도 간혹 있고 팀들이 떠난 후에 사역의 성과가 나타나는 경우도 있다.

그러나 선교사역은 하나의 고차원적인 예술이다. 타 문화권을 이해하고, 그들의 언어와 관습을 배우고, 그들의 문화를 내 것으로 삼고 친구가 되어주는 과정은 모든 선교사들에게는 뼈를 깎는 노력과 인내가 필요하다. 이러한 과정을 거쳐서 몇 년이 되어도 열매를 맺는데 실패하는 선교사들도 있는데 그 과정을 생략한 채 단 기간에 선교지에 와서 성과를 기대한다면 너무 허황된 꿈이 아닐까?



가장 큰 유익은 자신의 변화

이러한 이유로 필자는 단기선교의 목적을 분명히 하고 팀을 받고 있다. 가장 근본적인 단기선교의 성과는 선교지 방문하는 팀의 유익이며, 그 팀 구성원 개인들의 변화로 인하여 파급되는 개 교회나 단체, 더 나아가 한국 교회 전체의 유익이다.

그렇다고 단기선교의 모든 초점을 현지인들보다 방문하는 팀에게 둔다는 얘기는 아니다. 단기선교를 통해서 선교지의 영혼들이 유익을 얻는 효과도 있고 또한 그러한 열매들도 거두어 보았으나, 중요한 것은 그것이 단기 선교의 목적이 되어서는 안된다는 점이다. 이것은 의료선교나 사회활동을 겸한 사역을 계획해도 마찬가지이다. ‘내가 미개한 저들에게 무엇을 베푼다’는 자세로 선교지에 와서는 저들로부터 배울 수 있는 기회를 놓쳐버리기 일쑤이다. 이것을 가장 예민하게 아는 것이 현지인들이다. 베푼다는 고자세의 사랑은 그것이 약품이든 의복이든 그 무엇이든 결국 마음의 문을 닫아 버린다. 내가 배우는 겸손한 자세에 있을 때 현지인들도 그 모습에서 감동을 받고 그 팀들이 전하려는 메시지에 마음을 여는 결과를 가져오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단기 선교팀들은 사역평가를 할 때 이런 말들을 한다. “제가 저들을 위해 한 것보다 저들에게 배운 것이 훨씬 더 많습니다.” 그리고 그것은 사실이다. 선교지의 순수한 교인들과 며칠 지내다 보면 이들이 가진 때묻지 않은 신앙은 한국이나 미국에서 온 청년들에게 자극제로 사용되고 자신의 신앙을 점검하는 좋은 결과를 가져온다. 또 이들의 변화는 본국의 성도들에게 바람직한 삶의 태도와 선교적인 신앙관을 보임으로 인하여 교회 전체가 유익을 가져오는 것이다. 단기 선교를 많이 경험한 교회일수록 선교적인 교회가 되고 목회의 방향이 끊임없이 밖으로 향하는 좋은 모델이 되고 있다. 또한 다녀간 많은 분들이 가장 강력한 선교기도 후원자가 되었고 든든한 기도의 동역자로서 오늘도 계속 이메일로 기도제목을 나누고 있다.



뉴욕의 한 교회에서 온 대학생은 두 주간의 선교현지 사역을 한 후에 다짐하듯 얘기한다. “저 졸업하고 다시 이곳에 오겠어요.” 비록 말은 제대로 통하지는 않았지만 두 주간 동안 다양한 어린이 사역을 통해서 반짝이는 눈으로 팀을 졸졸 따르는 그들에게 마음이 동한 듯하다.

선교지에 와서 선교사로 헌신하는 사람들이 본국의 집회에서 헌신하는 사람들보다 훨씬 높은 퍼센트가 선교지로 향한다는 통계 보고를 국제선교 대회 때 들은 적이 있다. 필자도 지난 10년이 넘게 단기 선교팀을 받았고 그중 단기 선교를 거쳐서 선교 헌신을 하고 현재 선교지에서 섬기는 지체를 여럿 알고 있다.



현장에 맞는 활동 필요

단기 선교는 현지의 문화와 환경, 그리고 종교적 색채에 따라 활동할 수 있는 내용이 다르다. 그러므로 미리 현지의 사정을 알아보고 현지의 선교사와 접촉하면서 활동을 설정해야 한다. 단기 선교팀 중에는 본국에서 모든 사역 준비를 완벽하게 끝내고 ‘사역 패키지’를 만들어 들어오는 경우도 간혹 봤다. 또한 모든 조직을 미리 설정하고 전체 인솔 및 결정권은 본국에서 온 지도자가 맡고 현지 선교사는 보조 사역자 정도로 사역을 진행하기를 원하는 경우도 보아왔다. 필자는 오랜 경험을 통해서 이러한 팀들이 사역을 통해서 유익을 얻는 경우를 거의 보지 못했고 결국은 단기 선교의 목적 자체도 흐려지기 때문에 이같은 팀은 절대 사절하거나 판을 다시 짜서 받는다.

본국에서 진행되는 활동과는 달라서 타 문화권 사역은 최고의 기술을 요하는 전문적인 사역이다. 전문적인 일은 전문인이 그 진행에 앞장서야 하며 전문인이 가진 노하우가 현명하게 펼쳐질 때 참여하는 모든 팀원들이 유익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단기 선교는 그러므로 진행하는 선교사와 방문하는 팀간에 열려있는 커뮤니케이션은 필수이다. 현지의 물가, 숙식, 환경, 기본적 문화에 관한 것뿐 아니라 그 지역에서 현재 진행되는 사역과 기존의 교회들에 관하여 미리 알아보고 그들을 위하여 미리 기도함으로 하나님께서 모두의 마음을 준비시켜 주시는 것이 필요하다. 될 수 있으면 간단한 인사말 및 축복의 말을 그 언어로 할 수 있도록 준비하고 그 나라 언어로 찬송이나 복음 송을 배워놓은 것이 그들과 하나되고 좋은 교제의 장을 열 수 있는 지름길이다. 또 이러한 모습은 그들의 문화를 존중하고 그들의 것을 귀하게 생각하고 있다는 증거로 비쳐지며, 자신들도 배우려는 마음의 자세가 그 과정을 통해서 만들어진다.

상대방에 관한 정보를 얼마나 풍부하게 가지고 있고 그들을 위해 얼마나 기도했는가에 따라 사역하는 사람들의 태도가 바뀔 수 있다. 또한 그러한 태도에 따라 자신들이 얻는 유익의 분량이 다르다.



땅 밟기 기도운동 (Prayer Walk)

한국 사람들은 의욕이 많아서 짧은 기간동안 많은 것을 경험하고 싶어하고 많은 것을 보기를 원한다. 아침 일찍부터 밤늦게까지 “빨리 빨리” 여러 지역을 다니며 다양한 것을 보고 또 급하게 떠나는 스케줄에 익숙해 있다. 따라서 선교지에서 기도시간은 줄어들거나 형식적인 것이 되기 쉽다. 그러다 보니 기도 많이 하는 교회로 알려져 있는 한국교회가 현지교회에 비쳐지는 체면이 말이 아니다.

그러나 기도는 단기선교 프로그램에서 빼놓을 수 없는 가장 기본이며 초석이다.

선교는 영적 싸움이다. 영적 전쟁터에 와서 선교에 동참하기를 원하는 단기 선교 팀들에게 필자는 빼놓지 않고 진행하고 또 많은 열매를 얻었던 하나의 프로그램이 있다. 그것은 단기 선교팀이 도착하기 전부터 한 종족을 선정하고는 그 종족에 초점을 맞추어 기도로 무장시키는 것이다. 그동안 한국 교회는 미전도 종족을 위해서 기도책자를 통해 많은 기도를 해왔다. 그러나 “백문이 불여일견”, 책자나 비디오 등을 통해 접해왔던 미전도 종족을 위한 기도와 현지에 와서 하는 기도는 실제 현지에서 그들을 접하며 느끼는 현실감과 집중력에서 비교할 수가 없다.



일단 팀이 현지에 도착하면 몇 번에 걸쳐 팀을 인솔하여 그들이 기도한 종족이 있는 지역을 찾아간다.

가까이 가면 그 지역을 감싸고 있는 악의 세력을 감지하고는 영적으로 긴장하게 된다.(보통 한 종족을 강하게 잡고 있는 어둠의 세력은 그 지역에 가까이 다가갈수록 느낄 수가 있다.) 그리고 대상 지역의 정부청사로부터 시작하여 시 중심지, 경찰서, 학교와 대학, 버스터미널 등등을 다니며 땅 밟기 기도를 한다.

“너희의 발바닥으로 밟는 곳은 다 너희 소유가 되리니…” (신 11:24).

잠시 다녀가는 단기선교 팀이 언어와 문화의 장애를 뛰어넘어 효과적으로 사역에 동참할 수 있는 것이 바로 이 땅 밟기 기도 사역이며 현지 성도들과 함께 기도의 힘을 경험하는 것이다.

물론 이 기도의 효과는 금방 나타나지 않는 경우가 허다하다. 그러나 우리는 기도하면서 오늘 이 지역의 모습 속에 숨겨진 5년이나 10년 후의 변화를 바라보며 기도한다. 땅 밟기 기도를 하면서 만나는 모든 영혼들을 위해 하나님의 복이 이루어지기를 고대하며 기도한다.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주신 병기는 “견고한 진을 파하는 강력”(고후 10:4)이다. 어두움의 세상 주관자들의 영향권에 있는 종족들을 위해 기도하면서 하나님께서 주시는 확신을 통해 이 땅의 족속들이 빛의 자녀들로 다시 태어나는 그 날을 꿈꾸는 것은 선교지에 와서 돈으로 살 수 없는 귀중한 경험이다. 이러한 실질적인 영적 싸움은 그 싸움에 참여한 모든 이들에게 앞으로의 삶을 통해 계속적으로 영적 경각심을 심어주는 유익이 있다. 필자는 이러한 땅 밟기 기도운동을 모든 단기선교에 적용해 보기를 적극 권장한다.



나오는 말

단기 선교는 이제 한국 교회 선교의 빼놓을 수 없는 한 부분이 되었다. 그러나 아직까지는 단기선교가 어떤 분명한 철학이 결여된 채 진행되어져 왔고 종합적인 사후 평가도 부족했다. 아직은 성장하는 과정이라고 자위해 보지만 그러므로 이제는 냉정하게 그 동안의 사역을 검토하고 다양한 모델 중 좋은 것을 채택하여 발전적이고 우리에게 맞는 패러다임을 구축하는 것이 필요하다.

그러나 아무리 좋은 패러다임이 개발되고 적용된다 하더라도 단기선교를 준비하는 교회들이 귀담아 듣고 동조하기까지는 시간이 걸린다. 그리고 앞으로도 계속 바람직하지 못한 단기선교의 유형들이 발견될 것이다. 그러나 하나님께서 오늘날까지 한국 선교를 개발해 오셨고 많은 실수 투성의 한국선교가 그 나름대로 쓰임을 받을 수 있었던 이유도 하나님께서 사용하시기로 작정하셨기 때문이다. 필요한 것은 올바른 단기선교의 패러다임이 한국선교를 앞장서서 이끌고 가는 단체나 교회들에 의해서 계속 확산될 수 있어야 한다. 그리고 그 사역을 통한 유익이 사역의 열매로 계속 나타날 수 있어서 모두가 공감하는 사역의 형태로 자리를 잡을 수 있어야 한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하나님께서 인도하시는 손길에 예민한 한국교회, 선교단체, 선교사들이 되기를 간절히 소망한다.

자료 출처 : 백운영 선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