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들레 - 류시화
민들레 풀씨처럼
높지도 않고 낮지도 않게
그렇게 세상의 강을 건널 수는 없을까
민들레가 나에게 가르쳐주었네
슬프면 때로 슬피 울라고
그러면 민들레 풀씨처럼 가벼워진다고
슬픔은 왜
저만치 떨어져서 바라보면
슬프지 않은 것일까
민들레 풀씨처럼 얼마만큼의 거리를 갖고
그렇게 세상의 위를 떠다닐 수는 없을까
민들레가 나에게 가르쳐주었네
슬프면 때로 슬피 울라고
그러면 민들레 풀씨처럼 가벼워진다고
물에 빠진 사람은
물외에는 아무것도 볼 수 없는 것처럼
현실에 빠진 사람은 자기의 현실 외에
아무것도 볼 수 없게 됩니다.
그러나 산에 올라가 보면
현실은 작게 보이고
자연의 신비함에 감탄을 하게 됩니다.
사람들이 그렇게 좋아하는 아파트도
산에서 보면 닭장처럼 보이고
자동차도 집들도 장난감처럼 보입니다.
장난감 잃어 버렸다고 우는 아이
장난감을 샀다고 좋아 하는 아이
그게 우리들의 모습이 아닌가 생각이듭니다.
주님이 부르면 소꿉장난하던 모든 것
다 버려두고 부름에 응하여야 하는데
현실에 너무나 마음을 주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민들레 풀씨처럼 가볍게 살아간다면
현실의 짐도 더 가벼워지리라 생각됩니다.
이수정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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