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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정의 아침편지/구부러진 길
Mouses
2008. 3. 14. 19:29
이수정의 아침편지/구부러진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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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부러진 길/이준관
나는 구부러진 길이 좋다
구부러진 길을 가면
나비의 밥그릇 같은 민들레를 만날 수 있고
감자를 심는 사람을 만날 수 있다.
날이 저물면 울타리 너머로 밥 먹으라고 부르는
어머니의 목소리도 들을 수 있다.
구부러진 하천에 물고기가 많이 모여살듯이
들꽃도 많이 피고 별도 많이 드는 구부러진 길
구부러진 길은 산을 품고 마을을 품고
구불구불간다.
그 구부러진 길처럼 살아온 사람이
나는 또한 좋다.
반듯한 길 쉽게 살아온 사람보다
흙투성이 감자처럼 울퉁불퉁 살아온 사람의
구불구불 구부러진 삶이 좋다
구부러진 주름살에 가족을 품고
이웃을 품고 가는
구부러진 길 같은 사람이 좋다
우리네 인생이
어디 순탄하기만 하였던가요?
마을을 휘돌아 내려가는 시냇물처럼
내 의지와는 상관없이
대세의 흐름에 몸을 맡긴 채 떠내려 가 듯
흘러가는 인생을 어찌하겠습니까?
그래서 사람들은 운명이란
단어를 떠 올리기도 하지요
그럼 기왕에 떠내려가는 인생이라면
사주팔자가 어찌되나 하고
자신의 운명을 점쳐보기도 합니다.
그럼에도 자신의 앞날은
마치 구부러진 길을 보듯
가까이 다가서기 전엔
전혀 알 수 없는 불확실의 세계에
묻혀있는 것입니다.
그러하기에 우리는
누구도 자신의 앞날을 장담 할 수 없고
장담 할 수 없기에 실패한 인생을 보아도
함부로 입을 열어 비판 하거나
정죄해서는 안 되는 것입니다.
사람이 무슨 일을 계획하든지
걸음을 인도 하시는 분은 하나님이시라는
말씀이 생각납니다.
오늘도 그분의 손에 붙잡혀
한 걸음씩 인도 받기를 원합니다.
비록 인생은 구부러진 길과 같이
어찌 진행될지 알 수 없다 해도.......
이수정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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